2021시즌을 준비하는 프로야구 SK와이번스 한동민(32)은 곧 개명(改名)을 앞두고 있다. 행정적인 절차만 남겨둔 상황이다.
SK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야구장에서도 동료들은 곧 바뀔 이름으로 한동민을 부르고 있었다. 다만 한동민은 “확정되면 발표하겠다. 아직 절차가 남아있다”고 말을 아꼈다.
SK와이번스 한동민이 3일 제주 서귀포시 강창학야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 서귀포시)=안준철 기자
이름만 바뀌지 않는다. 데뷔 후 줄곧 ‘62번’을 달았던 한동민은 35번으로 바꿨다. 공교롭게도 팀이름도 바뀐다. 신세계그룹이 SK야구단을 인수하면서 구단명, 유니폼도 바뀔 예정이다. 한동민은 모든 게 바뀌는 것이다. 바꾸는 이유는 하나다. 과학적인 관련성은 없지만, 아프지 않기 위해, 또 부활하기 위해서다. 2017시즌 새로운 거포로 자리매김했던 한동민은 2018시즌 41홈런을 때리며 한 시즌 대졸 선수 최다홈런 기록을 세웠다. 또 한국시리즈에서 펄펄 날아다니며 팀의 4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1등공신 노릇을 했다. 자신은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그러나 2019시즌부터 침체가 시작됐다. 공인구 반발계수 여파라고 하지만, 12홈런으로 홈런이 쪼그라들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불운에 시달렸다. 부상 여파로 62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15홈런 31타점에 머물렀다. 시즌 초반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오른 정강이를 다쳐 두 달을 쉬었고, 9월에는 수비 중 왼손 엄지 인대가 파열돼 수술대에 올랐다.
한동민은 취재진과 만나 “처음에는 우스갯소리로 ‘이름을 바꿔야 하나’로 시작했는데, 작명소에서 이름을 받아보고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개명 어드바이저는 역시 개명을 한 오태곤(30)이었다. 오태곤은 2017년 오승택에서 오태곤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제 한동민이라는 이름에서 나온 ‘동미니칸’이라는 별명도 쓸 수 없게 됐다. 한동민은 덤덤했다. 그는 “잘하면 팬들께서 다른 별명을 지어주실 것”이라면서도 “한동민이란 이름으로 웃고 울고, 추억이 많았다. 아쉽긴 하지만 너무 아파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뛰고 싶어 개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2021시즌 목표는 다치지 않는 것이다. 아프지 않기 위해 이름과 등번호도 바꿨다. 그리고 내심 화려했던 2018시즌과 같은 성적을 다시 내는 것도 한동민의 가슴 한켠에 자리잡은 목표다. 한마디로 ‘부활’로 정리할 수 있다. 한동민은 “2017, 2018년이 가장 기억에 남는 시즌이고 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라며 “그때 홈런을 때렸던 영상을 보면서 좋은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때 (타격) 매커니즘이 좋았으니 홈런을 많이 때렸다. 좋은 생각을 많이 하면 생각한대로 이루어지리라는 믿음도 있다”고 강조했다. jcan1231@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