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55) kt 위즈 감독은 부임 2년차였던 지난해 우익수 강백호(22)의 포지션을 1루수 옮기고 배정대(26)에게 주전 중견수 자리를 맡기는 승부수를 던졌다. 강백호의 타격 재능을 더 살리면서 배정대의 외야 수비 능력을 활용하기 위한 묘수였다.
이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강백호는 타율 0.330 23홈런 89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려했던 1루 수비 역시 무리 없이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더 큰 놀라움을 줬던 건 배정대의 급성장이었다. 배정대는 풀타임 첫해였던 지난 시즌 타율 0.289 13홈런 65타점 22도루로 공수주에서 kt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kt 위즈 외야수 배정대. 사진=MK스포츠 DB
9번에서 시작했던 타순은 시즌 중반 6번, 후반기 막판에는 톱타자를 맡을 정도로 타격에서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에서도 리그 최정상급의 플레이로 kt의 외야를 든든하게 지키면서 팀의 창단 첫 포스트 시즌 진출에 크게 공헌했다. 이강철 감독은 23일 LG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배정대가 지난해 정말 많은 걸 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 “올해는 조금 더 해줄 게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kt는 멜 로하스 주니어(31)와 재계약이 불발된 뒤 영입한 새 외국인 타자 조일로 알몬테(32)의 수비 포지션을 좌익수로 고정했다. 지난해 주전 좌익수였던 조용호(32)가 우익수로 위치를 옮겼다.
그러나 알몬테의 수비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고 조용호 역시 우익수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감독은 이 때문에 시즌 초반 배정대가 수비에서 중심을 잡아줘야만 팀이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감독은 “배정대가 중견수에서 워낙 수비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타격도 첫 풀타임을 그냥 보낸 게 아니다. 올해도 꾸준하게 잘 칠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또 “배정대가 도쿄 올림픽 예비 명단에 포함됐다는 건 좋은 선수로 인정 받았다는 것”이라며 “어느 팀이든 센터 라인이 중요한데 배정대를 비롯해 유격수 심우준의 수비가 안정적이고 박경수도 제 몫을 잘해주고 있다. 올해는 특히 수비에서 중심이 더 잘 잡혀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gso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