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베로의 9회초 야수 투수 기용, MLB 방식과 프로 답지 못했다는 시각 차이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지수 기자

지난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는 KBO리그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은 팀이 1-14로 크게 뒤진 9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3루수 강경학(29)을 투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한 노시환(20)이 3루수로 이동했고 8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던 투수 윤호솔(27)이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강경학은 첫 두 타자를 범타 처리했지만 이후 3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호세 페르난데스(33)에게 3타점 2루타를 맞았다. 이후 연속 안타로 한 점을 더 내주면서 스코어는 1-17까지 벌어졌다.



한화 이글스 내야수 강경학이 10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9회초 투수로 포지션을 바꿔 투구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강경학의 투구수가 30개에 육박하자 수베로 감독은 다음 투수로 외야수 정진호(33)를 투입했다. 정진호가 신성현(31)을 외야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한화는 길고 길었던 9회초 수비를 끝낼 수 있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승부가 기울어진 경기 후반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는 일이 종종 볼 수 있다.

이날 한화처럼 큰 점수 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다음 경기를 대비해 투수 소모를 아끼고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명분이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 해설을 맡았던 안경현 SBS스포츠 야구해설위원은 수베로 감독의 이 같은 경기 운영 방식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 위원은 경기 중 “프로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는데 야수가 (투수로) 올라오는 경기는 최선을 다하는 경기가 아니다”라며 “과연 입장료를 내고 이 경기를 봐야 하나 싶은 생각이 있다. 나 같으면 안 본다”고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반면 수베로 감독의 선택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는 시선도 적지 않다. 누가 보더라도 승패가 갈린 상황에서 다음 경기를 위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는 것 역시 감독이 결정해야 할 일 중 하나다. 한화처럼 선수층이 얇은 팀의 경우 때로는 파격 혹은 변칙적인 경기 운영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야구에 정답은 없지만 수베로 감독의 강경학, 정진호 투수 기용으로 야구인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시각 차가 있다는 걸 확인했다. gso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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