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가슴 뭉클한 대 서사극 [김대호의 옛날영화]

MK스포츠 김대호 기자

미국 역사의 단면을 압축한 영화다. 1950년대 미국 동-서부의 문화적 차이와 세대 간의 갈등 특히 인종차별을 매우 비중 있게 다룬다. 결말은 화해와 용서, 변화와 발전이다. 그 과정이 참으로 가슴 뭉클하다.

1956년 조지 스티븐스 감독의 를 보면 웅장함과 세련미에 압도된다.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조각 미남 록 허드슨의 위세에 기가 꺾인다. 또 제임스 딘의 욕망에 찬 눈빛에 소름이 돋는다. 제임스 딘의 마지막 출연 작품으로 이 영화 촬영이 끝나고 일주일 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영화를 보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거친 말이 부드러워진다. 영화의 배경은 1920년대 중반에서 출발한다. 텍사스의 광활한 대 농장주 빅 베네딕트(록 허드슨)는 종마를 구하기 위해 미 동부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의 린튼가를 방문한다. 빅은 아름다우면서도 현명한 린튼가의 맏딸 레슬리(엘리자베스 테일러)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빅은 떠나기 직전 레슬리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결혼한다. 빅과 텍사스행 열차로 신혼여행을 대신한 레슬리는 텍사스에 도착하자 긴 한숨을 내쉰다. 거친 모래 바람과 풀 한 포기 없는 끝도 보이지 않는 넓은 땅. 여기에 멕시코인들을 하인 부리듯 하는 미국인을 보며 인상을 찌푸리는 레슬리.



제트(제임스 딘)는 자신을 매몰차게 내치지 않으면서도 선을 지키는 레슬리(엘리자베스 테일러)에게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든다.
빅의 대 저택에 도착한 레슬리는 그곳의 보이지 않는 적들과 싸워 나간다. 같은 미국이지만 너무도 다른 미국 서남부의 관습에 깊은 좌절감을 느낀다. 빅의 누나 러즈(메르세데스 맥캔브릿지)는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레슬리에 냉담하게 대한다. 남녀차별과 멕시코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을 당연시하는 이들의 행태에 레슬리는 분노한다. 빅의 일꾼 제트 링크(제임스 딘)는 러즈의 유산으로 얻게 된 조그만 땅에서 유전을 발견한다. 마음속으로 레슬리를 흠모하고 있던 제트는 자신의 땅에서 석유가 쏟아지던 날 숨겨놨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유전을 개발해 억만장자가 된 제트. 이란성 쌍둥이와 셋째 딸을 낳은 빅과 레슬리. 제트는 목장을 닥치는대로 사들여 공항과 호텔을 건설한다. 텍사스 허모사에 호텔 낙성식을 치르는 행사장에서 제트는 변함없는 레슬리에 대한 사랑을 독백한다. 남몰래 제트를 연모하고 있던 빅과 레슬리의 셋째 딸 러즈(캐롤 베이커)는 홀로 이 광경을 보고 눈물을 흘린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감동적이다. 멕시코 여자를 며느리로 얻은 빅은 멕시코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식당에서 주인과 한바탕 주먹싸움을 벌인다. 집에 도착한 뒤 얼굴이 퉁퉁 부은 빅은 “내 인생은 실패작이야. 내 마음대로 된 게 하나도 없어”라고 투덜거리자 레슬리는 빅에게 “카페에서 얻어 맞고 쓰러진 당신이 가장 멋있었다. 비로소 당신은 나의 영웅이 됐다”며 웃는다. 빅은 “난 아흔살이 되어도 당신을 이해못할 거다"라며 영화는 끝난다.

보수의 상징인 빅 베네딕트, 개혁의 선구자 제트 링크 그리고 이들을 조화롭게 이끌어가는 레슬리. '자이언트'는 이 셋을 아우른 미국을 뜻한다. 조지 스티븐스는 이런 갈등과 충돌을 미국이라는 ‘자이언트’로 녹여냈다. 미국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aeho90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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