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하스와 한신, 시작은 로맨틱 했으나 현실은 냉정했다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시작은 로맨틱 했다. 감성을 자극하는 애틋한 출발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햇다. 결과로 말해야 하는 프로의 세계. 끝이 보이지 않는 슬럼프는 로맨틱한 출발을 냉정하게 돌아서게 만들었다.

KBO리그 MVP 출신으로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로 이적한 멜 로하스 주니어(31) 이야기다.
로하스가 입단식을 앞두고 재미있는 포즈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한신 SNS
로하스는 11일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주니치와 경기에 6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고시엔 구장 데뷔전이었다.



로하스는 "기분 좋았다. 야구장이 TV에서 보는 것보다 넓고 깨끗해서 정말 좋았다. 훈련 때 그걸 느꼈고, 그런 좋은 구장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고시엔 구장과 그 열기는 그가 한신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도 했다.

코로나 19 영향으로 11일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졌지만 12일 경기는 제한적으로 관중 입장이 허용된다.

로하스는 "한신 타이거즈에 온 이유 중 하나가 고시엔이라는 구장과 훌륭한 팬 분들의 응원에 있다, 그것이 하나의 이유였다. 이 구장에서 팬들 앞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기대가 된다. 내일 열심히 노력해 즐기고 싶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로하스는 요미우리로부터도 한신과 비슷한 조건을 제시 받았지만 한신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유 중 하나에 고시엔이 있었다고 고백한 것이다.
사진=한신 SNS
한신과 고시엔을 사랑한 남자. 그러나 냉혹한 현실 앞에 귀한 손님은 천덕꾸러기가 되고 말았다.

로하스는 일본 프로야구 데뷔 이후 5경기서 20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19번째 타석에서 볼넷 1개를 얻기는 했지만 불명예 기록을 깨지 못했다.

로하스는 20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며 한신 외국인 타자 최다 연속 타석 무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기존 1위는 지난해 저스틴 보어의 18타석이었다.

수모였다. 게다가 기록을 세운 경기가 요미우리와 전통의 일전, 통산 2000경기째 되는 승부였다. 일본 야구계의 관심이 집중된 승부였다.

하지만 로하스는 이 경기서 삼진을 3개나 당하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 언론으로부터 한신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혔을 정도였다. 로하수에게는 두 배의 수모였다.

한 때 로하스의 경기 전 타격 훈련 홈런 숫자까지 자세히 알려주던 일본 언론은 언제 그랬냐는 듯 차갑게 돌아섰다.

안 그래도 외국인 선수들에게 냉혹하기 그지 없는 한신이다. 조금만 부진하면 팬들과 평론가들의 공격이 쏟아진다.

벌써부터 로하스를 2군으로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로하스의 입지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과연 로하스는 이 위기를 넘겨낼 수 있을까. 언젠가 분명 그의 실력을 보여줄 때가 올 것이다. 선두 싸움을 하고 있는 한신은 한 명의 힘이라도 더 보태야 한다. 로하스를 찾는 시기가 다시 올 것이다. 다만 그 시기가 너무 늦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butyou@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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