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당퐁당’ 미란다, ‘3번째 구종’ 활용을 높여라 [정민태의 Pitching]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32)의 투구는 위력적이었다. 왼손 투수가 위에서 밑으로 내려 꽂으면 위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26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 선발로 등판한 미란다의 직구는 굉장했다. 이날 최고 150km까지 나왔다. 스플리터 또한 괜찮았다. 삼진을 9개나 잡았다. 6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5승(3패)도 거머쥐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은 분명했다. 미란다는 올 시즌 기복이 심한 피칭을 보여주고 있다. 한 경기를 잘 던지고, 다음 경기는 별로인 일명 ‘퐁당퐁당’ 투구를 보이고 있다. 직전 등판인 수원 kt위즈전에서는 4이닝 6실점(4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삼진은 9개를 잡았지만, 홈런 1개 포함 8안타를 맞았다.

이날 한화전에서는 제구가 괜찮았다. 제구가 되면 좋은 피칭을 한다. 안되면 볼넷이 많아지고, 타격이 좋은 팀을 만나면 얻어맞기 일쑤다. 이는 구종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이날 던진 106개의 공 중 직구가 83개였고, 스플리터가 15개였다. 슬라이더가 5개, 체인지업이 3개였다. 투구 패턴이 거의 직구와 스플리터였다.



미란다는 전형적인 파워피처다. 그래서 밸런스가 흔들리면서 위기를 자초하는 장면도 있었다. 다만 한화 타선은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했는데, 기복을 줄이기 위해서는 체인지업이나 슬라이더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미란다의 빠른 공은 궤도가 좋아서 제3의 구종 비중이 높아진다면 기복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

한화 선발 김범수는 3이닝 1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누구나 알다시피 좋은 공을 가지고 있지만 제구력이 늘 문제다. 1, 2회도 밸런스가 괜찮아서 빠른 공의 제구력이 괜찮았는데, 3회부터 흔들렸다. 필자가 한화에 있을 때도 얘기를 한 게 밸런스가 깨지면 마운드에서 빨리 찾아야 하는데, 못 찾았다. 에이스들, 경험 많은 베테랑 투수들도 밸런스는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다만 그들은 깨진 밸런스를 빨리 찾는다. 그런면에서 아직 부족한 김범수다. ‘자신있다’ ‘힘으로 이길 수 있다’는 식의 피칭은 제구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한화 이글스 투수 김종수(오른쪽 첫 번째)가 2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5회말 2사 2루에서 교체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그리고 김범수 이후 한화 뒤에서 나온 젊은 투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냉정하게, 전력이 갖춰진 팀이라면 이 투수들이 1군 마운드에 올라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지금 한화는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천금같은 기회다. 마운드에서 좀 더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얻어맞고, 실점할 수 있다. 마운드 위에서의 행동, 태도가 중요하다. 좋은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씩씩하게 던져주길 바란다. (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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