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임기영·kt 고영표, KBO 레전드와 비견될 체인지업 갖췄다 [정민태의 Pitching]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는 수준 높은 투수전이 펼쳐졌다. 투수출신 야구인으로서 이날 좋은 투구를 보여준 양 팀 투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먼저 KIA 선발투수로 나섰던 임기영(28)은 팀이 연패 중인 상황에서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피칭을 했다. 6이닝 4피안타 9탈삼진 1실점으로 KIA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필자도 현역 시절 팀이 연패에 빠져 있을 때 선발등판이 가장 부담스러웠다. 아무래도 팀 분위기가 침체돼 있기 때문에 마운드에 오르면서 평소보다 더 큰 부담감과 먼저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KIA 타이거즈 투수 임기영이 23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5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사진=천정환 기자
임기영은 이 부담감을 훌륭하게 이겨냈다.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을 텐데 자신만의 투구에 집중하는 모습이 대견했다. 특히 체인지업의 완성도가 매우 뛰어났다. 빠른 공을 적절하게 섞어 던지면서 kt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었다. 체인지업은 현재 국내 언더핸드 투수들 중에는 독보적인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임기영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장현식(26), 정해영(20)도 제 몫을 해줬다. 한 점 차 타이트한 리드를 지켜내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팀이 연패 중이었기 때문에 장현식, 정해영도 큰 중압감 속에 공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이 모든 걸 이겨낸 KIA 투수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 KIA가 조금 더 상승세를 타기 위해서는 타선의 부활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kt 선발투수 고영표(30)도 7이닝 3피안타 1볼넷 1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경기 내내 상당히 좋은 공을 던지는 모습이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인상깊었다.

임기영과 마찬가지로 고영표 역시 현재 언더핸드 투수들 중 가장 강력한 체인지업을 보유하고 있다. 다음달 도쿄올림픽에서도 이날 같은 컨디션으로 공을 던진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체인지업의 위력이 국제대회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대한민국 역대 언더핸드 투수 최고의 체인지업은 조웅천(50) SSG 투수코치의 공이다.

현역 시절 조 코치와 한 팀에서 오랫동안 뛰면서 조 코치의 써클 체인지업을 수도 없이 지켜봤다. 볼 끝의 움직임, 낙폭, 제구까지 모든 부분에서 최고의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임기영, 고영표 역시 조 코치가 던졌던 수준에 매우 근접한 체인지업을 구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언더핸드 유형의 투수가 선발로 롱런하기 위해서는 체인지업, 싱커 계열의 공이 필요하다는 점을 두 투수가 한 경기에서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kt 박시영(32)도 경기 후반 2이닝을 깔끔하게 막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향후 불펜에서 조금 더 역할을 해준다면 kt의 상위권 다툼에도 큰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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