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막을 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 등을 수확해 종합 16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당초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7개 이상을 수확해 10위권 진입을 노렸다. 전통의 효자종목 양궁에서 4개의 금메달이 쏟아졌지만 태권도, 유도는 금맥을 캐지 못했고 기대를 모았던 야구, 축구, 여자배구도 메달 획득이 무산됐다. 드러난 성적만 놓고 본다면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수많은 10대 스타들과 젊은 피의 등장은 3년 뒤 파리 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패기와 실력을 모두 겸비한 라이징 스타들은 도쿄 무대를 당당히 누볐다.
지난달 26일 2020 도쿄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 확정 후 환호하고 있는 김제덕. 사진=천정환 기자
도쿄올림픽이 낳은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은 남자 양궁의 김제덕(17)이다. 김제덕은 양궁 혼성과 남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2관왕에 올랐다. 생애 첫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최강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김제덕은 빼어난 활솜씨와 함께 흥이 넘치는 모습도 화제였다. 경기 중 수차례 “대한민국 파이팅”을 외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0대 소년의 당찬 모습은 TV를 보며 응원하는 국민들에게 여러 즐거움을 선사했다.
한국 양궁은 김제덕의 급성장으로 내년 항저우아시안게임은 물론 향후 대한민국 양궁의 20년을 책임질 재목을 발굴하게 됐다.
체조의 여서정(19)은 한국 여자 기계 체조 역사상 최초의 메달리스트가 됐다. 도마 결선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당당히 시상대에 올랐다. 또 아버지 여홍철(50)에 이어 한국 스포츠 최초의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전설을 쓰게 됐다.
지난 1일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체조 도마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여서정. 사진=천정환 기자
여서정의 아버지 여홍철은 한국 남자 체조의 전설이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어 한국 체조의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그로부터 25년이 흐른 뒤 여서정이 시상대에 오르는 감격의 순간을 맛봤다. 남자 체조의 류성현(19)도 기계체조 마루 운동 결선에서 4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한 뼘이 모자라 메달을 손에 넣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2020 멜버른 월드컵 금메달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입증했다.
남자 수영의 황선우(18)도 도쿄올림픽 최고의 수확 중 하나다.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자유형 200m 한국 신기록을 수립하고 결선 무대에 올랐다. 결선을 7위로 마무리했지만 150m 지점까지 1위를 지키면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자유형 100m에서는 아시아신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65년 만에 자유형 100m 결선 진출에 성공한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최종 순위 5위를 차지하며 세계 수영계의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도쿄올림픽 남자 수영 100m, 200m 자유형 결선 진출에 성공한 황선우. 사진=천정환 기자
미국의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36)도 황선우의 기량과 잠재력을 극찬하며 세계 수영계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여자 탁구의 신유빈(17)도 생애 첫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전설 현정화(52)가 가지고 있는 한국 탁구 역대 최연소 발탁 기록을 깨는데 그치지 않고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줬다. 단식 32강 진출, 단체전 8강 진출 등 의미 있는 성과와 함께 내년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준비하게 됐다.
스포츠 클라이밍에 출전했던 서채현(18)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결선을 8위로 마무리하며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 단계 더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