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은 끝났다. 이제 스토브리그의 시간이다.
월드시리즈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LA다저스의 우승으로 종료됐다. 공식적으로 시즌이 끝난 것이다.
시즌 종료 후 하루 뒤인 3일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137명의 선수가 XX(B) 조항에 의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획득했다고 공개했다.
김하성은 ‘아직’ 여기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그는 월드시리즈 종료 이후 5일 안에 2026시즌 계약(연봉 1600만 달러)에 대한 옵트 아웃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옵트 아웃을 택하면 FA 자격을 획득한다.
지난해 10월 어깨 수술 이후 이번 시즌 재활을 진행할 때만 하더라도 그의 옵트아웃은 어림도 없어 보였다. 이르면 4월 복귀 가능성까지 제기됐던 그의 복귀는 계속해서 늦어져 결국 7월이 돼서야 나올 수 있었다.
복귀 이후에도 허리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순탄치 않은 모습이었다. 경기력에도 기복이 있었다. 결국 그와 2년 계약에 합의했던 탬파베이 레이스는 그를 웨이버했다.
그리고 반전이 일어났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가 그를 웨이버 클레임으로 영입한 것. 탬파베이 시절 24경기에서 타율 0.214 출루율 0.290 장타율 0.321에 그쳤던 그는 애틀란타 합류 이후 24경기에서 타율 0.253 출루율 0.316 장타율 0.368로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유격수 수비에서도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이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에서 보여준 적은 표본이었지만, 건강할 때는 좋은 선수임을 증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은 180도 반전된 모습.
‘디 애슬레틱’ 브레이브스 담당 기자 데이빗 오브라이언은 3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김하성은 확실히 2026시즌 옵션을 거부할 것이고, 브레이브스는 그를 데리고 있기 위해 아주 강력한 장기 계약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김하성의 행보를 예상했다.
그는 보 비셋이 수비에서 불안을 노출했다고 지적하며 김하성이 이번 FA 시장에서 최고 유격수 자원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고, 애틀란타는 유격수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애틀란타는 이전에도 트레이드로 영입한 맷 올슨과 8년 장기 계약을 맺는 등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를 장기 계약으로 묶은 사례가 있다. 김하성과도 계약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김하성도 짧았던 애틀란타 생활에 굉장한 만족감을 드러냈었다.
문제는 돈이다. 오브라이언은 김하성이 스캇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두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레이브스가 그와 계약하기 위해서는 현재 2026시즌 예정된 최고 연봉 2200만 달러를 넘어서는 계약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애틀란타는 2026시즌 올슨과 오스틴 라일리에게 2200만 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브레이브스 구단이 충분한 수익을 냈고 김하성과 몇몇 거물급 투수들을 영입할 형편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애틀란타가 최소한 ‘돈이 없어서’ 김하성을 붙잡지 못하는 것은 핑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검증된 센터 라인’을 구축하는데 있어 애틀란타는 포수 드레이크 볼드윈을 당분간 저렴한 몸값에 기용할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며 애틀란타가 유격수 보강에 돈을 아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애틀란타와 김하성은 동행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이는 이번 오프시즌 이적시장 주요 관심사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토론토(캐나다)=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