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티스 테일러(NC 다이노스)가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이호준 감독이 이끄는 NC는 4월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이범호 감독의 KIA 타이거즈에 7-2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전날(4월 29일) 4-9 패배를 설욕함과 동시에 3연전 위닝시리즈를 챙긴 NC는 13승 14패를 기록했다. 5할 승률에도 1승만 남은 상황이다.
선발투수 테일러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시종일관 위력투를 펼치며 KIA 타선을 봉쇄했다.
1회초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했다. 박재현(2루수 플라이), 김호령(우익수 플라이), 김선빈(유격수 땅볼)을 물리치며 삼자범퇴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2회초에는 김도영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내줬지만, 나성범(삼진), 고종욱(3루수 파울 플라이), 오선우(삼진)를 돌려세웠다.
3회초에는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한준수를 3루수 플라이로 묶은 뒤 김규성의 좌중월 안타 및 2루 도루로 1사 2루에 몰렸으나, 박재현, 김호령을 삼진, 2루수 땅볼로 잠재웠다. 4회초에도 김선빈, 김도영을 나란히 유격수 땅볼로 유도한 뒤 나성범에게 중전 2루타를 맞았지만, 고종욱을 투수 땅볼로 정리했다.
5회초 역시 실점을 효과적으로 억제했다. 오선우의 우전 2루타와 한준수의 희생 번트로 1사 3루와 마주했으나, 김규성을 2루수 땅볼로 유도, 급한 불을 껐다. 이후 박재현의 볼넷 및 2루 도루로 2사 2, 3루에 봉착했지만, 김호령을 2루수 땅볼로 요리했다.
첫 실점은 6회초에 나왔다. 김선빈을 유격수 땅볼로 이끌었으나, 김도영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나성범에게는 비거리 105m의 좌월 투런포(시즌 5호)를 헌납했다. 다행히 고종욱, 오선우를 1루수 땅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은 채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6이닝 6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3탈삼진 2실점. 총 투구 수는 98구였으며, 패스트볼(39구)과 더불어 스위퍼(28구), 투심(17구), 커터(7구), 체인지업(7구)을 고루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3km까지 측정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NC와 손을 잡은 테일러는 다양한 변화구를 비롯해 강속구를 뿌리는 우완투수다. 이호준 감독은 지난 1월 “우리 팀이 외국인 선수를 잘 영입한다. (테일러도) 똑같은 매뉴얼로 뽑았다. 제 느낌도 아니고 그 선수 추천한 것도 아니다. 저도 그 선수 영상 딱 한 번 봤다. 그 전에 구단에 어떤 선수인지는 피드백을 받았다. 늘 하던대로 국제팀, 단장님께 좋은 선수 뽑아 달라 부탁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평가는 (에릭) 페디, (카일) 하트보다 위”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테일러는 NC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번 KIA전 전까지 5경기(22이닝)에 나섰지만, 1승 2패 평균자책점 4.91에 그쳤다. 19사사구를 내줄 정도로 제구가 흔들린 탓이었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단 한 차례도 없었으며, 잦은 몸에 맞는 볼로 다른 팀의 원성을 샀다. 4월 2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노시환의 머리로 향하는 사구를 범하며 헤드샷 퇴장을 당하기도 했다.
이날은 달랐다. 한국 무대에서 구위가 충분히 통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으며, 볼넷은 1개만 허용했다. KBO리그 첫 퀄리티스타트 및 2승이 따라왔으며, 평균자책점은 4.50으로 낮아졌다. 그렇게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테일러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