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4번 타자다. 나는 네가 그 역할을 충분히 해줄 거라 믿는다.”
샘 힐리어드(KT 위즈)가 사령탑의 신뢰에 응답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김원형 감독의 두산 베어스에 8-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위닝시리즈를 확보함과 동시에 4연승을 달린 KT는 40승 1무 25패를 기록했다.
4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힐리어드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무려 4타수 4안타를 폭발시키며 KT 공격을 이끌었다. 2회초와 4회초 각각 우전 안타,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쳤다. 5회초에는 볼넷을 골라 나갔으며, 6회초 우전 안타를 때렸다. 이후 8회초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강철 감독의 믿음이 있었기에 이룰 수 있었던 결과였다. 지난 달까지 맹타를 휘둘렀던 힐리어드는 이날 포함 이번 달 타율 0.255로 다소 주춤했다. 미안함을 전하기 위해 따로 이 감독을 찾기도 했다고.
두산전이 끝난 뒤 힐리어드는 “감독님께 ‘경기에 계속 내보내 주시는데 팀의 4번 타자로서 보답을 못 하는 것 같아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렸다. 그랬더니 감독님께서 ‘너는 4번 타자다. 나는 네가 그 역할을 충분히 해줄 거라 믿는다. 네가 좋지 않을 땐 다른 선수들이 도와주기 때문에 부담 갖지 말라’고 하셨다”고 털어놨다.
이어 “감독님께서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믿어주신 만큼 ‘내가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행히 힐리어드의 방망이는 서서히 살아났다. 전날(16일) 두산전에서 우월 투런포(시즌 14호)를 터뜨리며 KT 6-2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후 이날에는 올 시즌 세 번째 4안타 경기를 펼쳤다.
그는 “제가 좋지 않았을 때 팀 동료들이 용기를 많이 북돋아 줬다. 어제와 오늘 승리에 보탬이 됐다”며 “지난 달 좋았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 남은 경기에서 잘하고 싶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적응도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힐리어드는 “시즌 초반에는 (ABS 적응하면서) 흔들리는 부분도 있었다”며 “지금은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은 빨리 잊고, 쳐야 할 상황을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집중하고 있다. 그렇게 하다 보니 많이 나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햄스트링 부상을 털어내고 돌아온 중심타자 안현민의 존재는 큰 힘이 된다.
힐리어드는 “안현민이 내 앞 타선에 있으면 상대 투수에게 부담이 많이 간다. 저한테도 이득이 된다. 안현민이 돌아와 기쁘다”고 배시시 웃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