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와 대전이란 도시, 한국의 이미지까지 달라질 수 있잖아요”···23년 만의 아시아 무대, ‘세심함’으로 준비한 대전 [MK초점]

8월 10일 강원도 강릉하이원아레나(강릉종합운동장).

이튿날 열리는 2026-27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강원 FC와 감바 오사카(일본)의 맞대결을 앞두고 양 팀의 공식 훈련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강원과 감바를 비롯해 한국프로축구연맹, AFC 등의 관계자를 마주할 수 있는 자리였다.

또 있었다.

9월 15일 대전하나시티즌과 교토 상가의 2026-27시즌 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이 펼쳐진 대전월드컵경기장. 사진=이근승 기자
9월 15일 대전하나시티즌과 교토 상가의 2026-27시즌 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이 펼쳐진 대전월드컵경기장. 사진=이근승 기자
K리그1 홈 경기를 앞둔 대전월드컵경기장엔 대전하나시티즌의 모기업인 하나금융그룹 관련 통천과 광고판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AFC 주관 대회엔 AFC 후원사만 광고가 가능하다. 대전은 9월 12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리그 홈 경기를 마친 뒤 경기장 재정비에 힘을 쏟았다. 3일 뒤 홈에서 열리는 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 교토 상가전을 앞두고 시간과 비용을 들여 통천을 제거하고 AFC 규정에 맞는 광고판 등을 배치한 것이다. 사진=이근승 기자
K리그1 홈 경기를 앞둔 대전월드컵경기장엔 대전하나시티즌의 모기업인 하나금융그룹 관련 통천과 광고판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AFC 주관 대회엔 AFC 후원사만 광고가 가능하다. 대전은 9월 12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리그 홈 경기를 마친 뒤 경기장 재정비에 힘을 쏟았다. 3일 뒤 홈에서 열리는 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 교토 상가전을 앞두고 시간과 비용을 들여 통천을 제거하고 AFC 규정에 맞는 광고판 등을 배치한 것이다. 사진=이근승 기자
8월 10일 강원도 강릉 하이원 아레나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적응 훈련에 나선 감바 오사카 선수들. 사진=이근승 기자
8월 10일 강원도 강릉 하이원 아레나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적응 훈련에 나선 감바 오사카 선수들. 사진=이근승 기자

대전하나시티즌 커뮤니케이션팀과 시설팀 등을 포함한 대전 직원 11명이었다.

대전 직원들은 이틀 동안 AFC 주관 대회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꼼꼼하게 살폈다. 현장에 있던 강원과 연맹 관계자에게 궁금한 것을 묻고, 답변을 메모하기를 반복했다.

대전은 2025시즌 K리그1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성적으로 2026-27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을 확보했다. 대전 직원들이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바쁜 일정에도 이틀간 강릉 출장을 마다하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23년 만에 돌아온 아시아 무대를 빈틈없이 준비하기 위해서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6-27시즌 ACLE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시작한 벼락치기식 준비는 아니었다.

대전은 2026-27시즌 아시아클럽대항전 진출을 확정한 뒤부터 전 직원이 대회 규정을 숙지하는 데 힘을 쏟았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분야별로 정리하고 하나씩 점검했다.

그 과정에서 아시아클럽대항전 경험이 풍부한 울산 HD, 전북 현대 등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홈 경기는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원정에 나설 땐 비자 발급과 숙소·이동 등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선수단이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규정은 무엇인지 등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홈 경기 때 원정팀에 제공해야 할 사항과 세심하게 챙겨야 할 부분도 빠뜨리지 않았다.

강원의 배려로 참관한 플레이오프는 그동안 준비해온 것들을 실제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 직원들은 9월 15일 홈에서 열리는 교토 상가(일본)와의 2026-27시즌 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이 다가오면서 더욱 바빠졌다.

12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K리그1 홈 경기를 마친 뒤부터는 대전월드컵경기장을 AFC 규정에 맞는 경기장으로 바꾸는 작업에 들어갔다.

AFC는 아시아클럽대항전의 상업권을 보유한다. ACLE가 펼쳐지는 경기장과 공식 훈련장은 원칙적으로 경기 또는 공식 훈련 이틀 전부터 AFC가 요구하는 ‘클린 사이트(Clean Site)’가 돼야 한다. 대전은 기존 광고판과 스폰서 시설물 등을 정비하면서 대전월드컵경기장을 AFC 규정에 맞는 구장으로 탈바꿈시켰다.

평소 대전의 홈 경기에서 볼 수 있는 모기업 하나금융그룹을 비롯한 기존 광고물도 AFC 대회 규정에 맞춰 정비해야 했다. 이 같은 기준은 경기뿐 아니라 공식 훈련이 진행되는 시설에도 적용된다.

9월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 사진=대전하나시티즌
9월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 사진=대전하나시티즌
9월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일본 팬들을 위한 대전의 배려. 사진=대전하나시티즌
9월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일본 팬들을 위한 대전의 배려. 사진=대전하나시티즌

15일 경기 전엔 일본에서 온 교토 원정 팬들을 향한 세심한 배려가 눈길을 끌었다.

대전은 원정 팬들이 통역의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입장권 구매부터 좌석 착석까지 최대한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대전 관계자는 “아시아클럽대항전은 구단은 물론 대전이란 도시까지 알릴 수 있는 기회”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대전을 찾은 일본 팬들이 불편함 없이 경기를 관전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한 직원의 아이디어로 만든 안내판은 한국어나 영어에 익숙하지 않아도 표를 구매하고 좌석을 찾을 수 있도록 제작했다. 물론 일본어가 가능한 통역 인력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누군가는 이번에 대전을 처음 찾았을 것이다. 최대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은 14일 공식 훈련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5일 경기까지 이어진 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 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결과까지 따라왔다.

대전은 교토를 1-0으로 잡아내며 23년 만의 아시아 무대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선수들만큼이나 오랜 시간 이날을 준비했던 직원들의 기쁨도 배가됐다.

대전 관계자는 “제일 고생한 건 선수들”이라며 “직원들은 선수들이 흘린 땀과 노력이 빛을 잃지 않도록 신경 썼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자그마한 실수 하나로 K리그와 대전이란 도시, 더 나아가 한국의 이미지까지 달라질 수 있다. 반대로 세심한 배려 하나가 따뜻한 이미지로 남을 수도 있다. 이제 시작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부족했던 부분을 하나씩 보완해 국제대회를 치르는 데 부족함이 없는 대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

응원을 준비 중인 교토 상가 서포터스. 이날 500명이 넘는 교토 팬이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사진=이근승 기자
응원을 준비 중인 교토 상가 서포터스. 이날 500명이 넘는 교토 팬이 대전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사진=이근승 기자

대전 관계자는 강원을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ACLE 첫 경기를 마친 뒤 강원을 향한 고마움이 더 커졌다고 했다.

“강원 구단에 정말 감사하다. ACLE 첫 경기를 마치고 나니 그 고마움이 더 크게 다가온다. 아시아클럽대항전을 준비해보니 준비 과정부터 실전까지 정말 여유가 없다. 누군가를 따로 챙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원 직원들은 그런 상황에서도 우릴 배려해줬다. 정말 감사하고 놀랍기도 했다.”

앞의 관계자는 이어 “강원 직원들은 플레이오프 당일 오전 약 1시간 동안 우리를 위한 질의응답까지 진행해줬다. 강원의 따뜻한 배려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우리도 경험을 쌓아 아시아클럽대항전이 익숙하지 않은 구단을 도울 기회가 생긴다면 강원처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대전=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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