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팀을 향한 선수들의 마음은 언제나 간절하다. 2025시즌 K리그1 최우수선수(MVP) 이동경(울산HD) 역시 같은 마음으로 나아갈 생각이다.
이동경은 지난 14일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 체제의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9~10월 A매치 30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최종 명단 승선에 이어 또 한 번 태극마크를 달고 시험대에 오른다.
현재 이동경은 K리그 내에서 단연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시즌 36경기 13골 11도움으로 맹활약한 데 이어 이번 시즌에도 29경기에서 11골 10도움을 몰아치며 두 시즌 연속 ‘10-10(단일 시즌 10골 10도움 이상)’ 고지를 밟았다. 국내 선수로는 K리그 역사상 최초로 두 시즌 연속 대기록을 작성하며 새 역사를 썼다.
본래 주 포지션인 2선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이번 시즌에는 최전방에서 ‘가짜 공격수(폴스 나인)’ 역할까지 능숙하게 소화하는 등 공격 전 지역을 아우르는 멀티플레이어로 발돋움했다.
지난 19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안양과의 K리그1 30라운드 원정 경기를 마친 뒤 이동경은 “이번 시즌 포지션 변화가 잦아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빠르게 적응해 어렵지 않다. 재밌게 축구를 즐기고 있고,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국내 선수 최초 2년 연속 10-10이라는 금자탑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기록이나 목표를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니다. 지금은 울산HD가 가장 높은 위치에서 시즌을 마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계속해서 팀 승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힘줘 말했다.
대표팀 재승선에 대한 감회도 남다르다. 이동경은 “어느 선수든 대표팀을 목표로 열심히 임하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라며 “명단 발표는 늘 긴장된다. 대표팀에 새 감독님이 부임하셨는데, 이렇게 다시 기회를 받게 돼 기쁘다. 팀이 원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늘 대표팀 가시권에 머물던 이동경은 지난 6월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월드컵 최종 명단에 발탁됐다. 하지만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3경기 동안 벤치만을 지켰고, 대표팀이 32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하면서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이동경은 지나간 아쉬움에 머물지 않고 다가오는 A매치 일정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감독님이 추구하고자 하는 축구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틀에 맞춰 선수를 선발하셨을 것”이라며 “내게도 요구하시는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원팀의 일원으로서 감독님이 원하는 전술적 임무를 최대한 완벽하게 수행하는 데 집중하겠다”라고 짚었다.
이동경의 대표팀 최대 경쟁자는 에이스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다. 이에 대해 그는 “경쟁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다”라며 “(이)강인이는 정말 많은 능력을 갖춘 세계적인 선수다. 비록 동생이지만 옆에서 항상 많이 보고 배운다. 나 역시 강인이 못지않게 팀에 실질적인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한국 축구는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여파로 팬들의 차가운 시선을 마주하고 있다. 분위기 반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잃어버린 열기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9~10월에 걸쳐 열리는 A매치 4연전에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증명해야 한다. 모레노 감독의 공식 임기 역시 오는 11월까지로, 6번의 평가전 성과에 따라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계약이 연장될 수 있다.
이동경은 “아시안컵 출전에 대한 욕심도 당연히 있지만, 당장은 감독님이 어떤 스타일의 축구를 원하시는지 배우고 흡수하는 게 먼저”라며 “이번 4연전에서 팬들에게 납득할 수 있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려야 한다. 소속팀 울산에서도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기회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멀리 내다보기보다는 눈앞에 닥친 과제들을 침착하게 하나씩 풀어내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모레노호는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에콰도르와 친선전을 시작으로 28일 우루과이(서울월드컵경기장), 10월 2일 베네수엘라(문수축구경기장), 6일 우즈베키스탄(용인 미르스타디움)을 차례로 맞붙는다.
[안양=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