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랑이들이 7년 만에 만리장성을 넘어섰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농구 국가대표팀은 25일 일본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4강전에서 중국을 85-8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결승행 티켓과 마주하게 됐다. 말레이시아(106-40), 몽골(88-61), 대만(73-59), 인도네시아(101-59)를 연달아 꺾은 데 이어 이날에는 223cm ‘거인 센터’ 장쯔위가 버티고 있는 중국마저 물리쳤다. 한국이 중국을 누른 것은 지난 2019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농구 예선 이후 7년 만이다.
이제 한국은 지난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낸 한국은 2022 항저우 대회에서 동메달에 그친 바 있다.
이해란(22득점 6리바운드), 이소희(23득점 6리바운드)는 맹활약하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이 밖에 강이슬(16득점)도 뒤를 든든히 받쳤다.
1쿼터 초반은 중국의 분위기였다. 탕쯔팅이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며 한국의 골밑을 장악했다. 한국도 보고만 있지 않았다. 이소희의 외곽포와 진안의 골밑 득점으로 서서히 따라붙었다. 분위기를 추스른 한국은 마침내 이해란, 강이슬의 득점포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중국은 역시 만만치 않았다. 스틸에 이은 러신위의 득점 및 양슈우의 자유투로 코트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팽팽한 공방전이 펼쳐진 가운데 한국이 17-19로 근소히 뒤진 채 1쿼터가 끝났다.
한국은 2쿼터 초반 다시 힘을 냈다. 강이슬이 골밑슛을 올려놨으며, 허예은의 3점포도 불을 뿜었다. 중국도 응수했다. 러신위의 연속 득점과 장쯔위의 골밑 플레이로 다시 주도권을 가져왔다.
외곽슛 난조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던 한국은 막판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소희가 점퍼를 성공시켰으며, 허예은의 3점슛도 림을 갈랐다. 한국이 36-41로 열세를 보인 채 전반이 마무리됐다.
3쿼터 초반 기선제압은 한국의 몫이었다. 허예은, 이소희의 3점포가 연달아 터진 것. 직후에는 장쯔위에게 3점 플레이를 허용했지만, 강이슬의 골밑슛과 이해란의 자유투 및 점퍼로 흐름을 잡았다.
이후 한국은 여전히 장쯔위 제어에 애를 먹었으나, 이소희의 3점슛 및 이해란의 3점 플레이로 득점을 적립했다. 여기에 홍유순도 골밑에서 힘을 보탰다. 막판에는 왕시유, 양선유 등에게 연달아 실점했지만, 이소희의 외곽포로 급한 불을 껐다. 한국이 61-65로 점수 차를 유지한 채 3쿼터가 종료됐다.
승부는 4쿼터에 갈렸다. 초반 중국의 파상 공세에 시달리던 한국은 9번 시도 끝 터진 강이슬의 3점슛으로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강이슬은 직후 다시 한 번 3점포를 가동했으며, 리버스 레이업으로 역전 득점까지 작렬시켰다.
중반 들어 중국의 림어택에 고전하던 한국은 최이샘, 이해란의 3점슛으로 다시 분위기를 바꿨다. 종료 2분여를 앞두고는 이소희도 천금같은 외곽포를 성공시켰다.
이후 1점 차로 앞서던 한국은 종료 9.5초 전 이소희가 결정적인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이어 상대 U파울로 자유투 기회 및 공격권을 얻어냈고, 이해란이 자유투 2개를 침착히 성공시켰다. 여기에 이소희도 상대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를 모두 림에 꽂아넣었고, 그렇게 한국 여자 농구는 7년 만에 만리장성을 무너뜨리게 됐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