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이 인정한 재능의 K리그1 데뷔골, 기자가 1명도 없어 인터뷰 못했던 웃픈 사연···황서웅 “그래도 잊지 못할 순간” [이근승의 믹스트존]

2026년 9월 20일.

황서웅(21·포항 스틸러스)에겐 평생 잊지 못할 날이다.

황서웅은 FC 서울을 상대한 이날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38분 득점포를 가동했다.

포항 스틸러스 황서웅. 사진=이근승 기자
포항 스틸러스 황서웅. 사진=이근승 기자
황서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황서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은 황서웅의 득점에 힘입어 단독 선두 서울을 2-1로 잡았다. 서울이 후반 5분 클리말라의 추격골로 1골을 따라붙으면서 황서웅의 골은 결승골이 됐다.

이날 결승골은 황서웅의 K리그1 데뷔골이었다.

황서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황서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황서웅의 결승골이자 데뷔골 소감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날 황서웅에겐 소감을 말할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랬다.

이날 경기는 본래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스틸야드가 보수·보강 작업에 들어가면서 경기 장소가 상주시민운동장으로 바뀌었다.

다음 날인 21일엔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9~10월 A매치에 나서는 국가대표팀 소집이 예정되어 있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도 진행 중인 시기였다.

그래서일까. 포항과 서울의 맞대결엔 취재 기자가 1명도 없었다.

‘MK스포츠’가 10월 15일 U-21 대표팀에서 부상을 입어 재활 중인 황서웅을 만났다. 조금 늦었지만 프로 데뷔 3년 만에 터뜨린 리그 첫 골 소감을 물었다.

황서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황서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몸 상태는 어떤가.

지난 9월 U-21 대표팀에 소집됐다가 종아리에 문제가 생겼다.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 같다. 최대한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Q. 호주 원정을 다녀오지 않았나. 경기 중 다친 건가.

그렇다. 호주 U-21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치르던 중 종아리에 무리가 갔다.

Q. 시간이 좀 지났지만 U-21 대표팀 합류 직전 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선두를 질주하던 서울을 상대로 기록한 결승골이었다. 그런데 그날 취재 기자가 1명도 없어 데뷔골 소감을 전하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

프로 데뷔 후 리그 첫 골을 넣은 날이다.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다. 그날 경기장에 취재진이 없다는 건 경기가 끝나고 알았다.

Q. 아쉬웠을 듯하다.

티는 내지 않았다(웃음). 솔직히 조금 아쉽긴 했다.

황서웅(사진 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황서웅(사진 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프로 데뷔골 상황을 돌아본다면.

상대가 선두 서울이었다. 만만하지 않은 상대였지만 꼭 이겨야 했다.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바꿔야 했다. 그날 경기를 준비하면서 선수들 모두 승리에 대한 간절함이 크다는 걸 느꼈다. 개인적으론 득점에 대한 열망도 컸던 것 같다(웃음). 간절하게 뛰다 보니 기회가 왔고, 팀 승리로 이어진 골을 기록할 수 있었다. 정말 기뻤다. 그날만 생각하면 지금도 기분이 좋다.

Q. 선두 서울을 상대로 승리를 이끈 결승골이자 리그 데뷔골이었다. 수훈선수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거나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났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날 경기장에 기자가 1명도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나.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다. 경기를 다 마치고 나서야 기자분들이 안 계신다는 걸 알았다(웃음).

Q. 축하 인사는 많이 받았나.

K리그1 데뷔골이다 보니 정말 많은 분이 축하해 주셨다. 가족과 지인들, 박태하 감독님, 코치님들, 팀 동료들 모두 진심으로 축하해 주셨다. 정말 행복하고 감사했다.

포항 스틸러스 황서웅. 사진=이근승 기자
포항 스틸러스 황서웅. 사진=이근승 기자

Q. 포항의 주전으로 활약 중인 건 프로 데뷔 3년 차인 올해가 처음이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무엇이 가장 달라졌나.

스스로 성장했다는 걸 느낀다. 물론 지금의 모습에 만족하는 건 아니다. 더 발전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출전 기회에 대한 열망이 엄청나게 컸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내 능력을 증명할 수 있도록 땀 흘렸다. 지금도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는 더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다. 더 노력하겠다.

Q. 본래 공격 성향이 강한 중앙 미드필더나 플레이메이커 아닌가. 올 시즌엔 팀 사정에 따라 윙어로도 나섰다. 낯선 포지션이었을 것 같은데.

익숙하지 않았던 건 사실이지만 문제없었다. 나는 프로선수다.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다면 어디서든 제 몫을 해내야 한다. 박태하 감독께서 윙어로 나섰을 때 경기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해 주셨다. 나는 감독님의 지시를 이행하고자 노력했다. 복귀 후에도 마찬가지다. 팀 승리를 위해서라면 어떤 포지션에서 몇 분을 뛰든 상관없다.

기성용. 사진=이근승 기자
기성용. 사진=이근승 기자

Q. 롤모델로 꼽았던 기성용과 함께한 지도 1년이 넘었다. 기성용은 지난 2월 “(황)서웅이는 처음 봤을 때부터 재능이 남달랐던 선수”라고 극찬했었다. 함께 호흡을 맞춰보니 어떤가.

(기)성용이 형은 한국 축구 레전드다. 성용이 형이 처음 우리 팀에 온다고 했을 때부터 많이 설렜다. 성용이 형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정말 많았다(웃음). 함께 땀 흘리며 보고 배우고 싶은 것도 한둘이 아니었다. 지금도 배우고 있다. 성용이 형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신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Q. 리그는 올 시즌 막바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온다면 어떤 동기부여를 가지고 그라운드를 누빌 건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는 초반부다. 팀이 리그 스테이지를 뚫고 토너먼트로 향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 K리그1에선 최대한 높은 순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 빨리 그라운드로 돌아가고 싶다. 공격 포인트를 비롯해 더 많은 걸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있다. 팀 승리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포항 스틸러스 황서웅. 사진=이근승 기자
포항 스틸러스 황서웅. 사진=이근승 기자

Q. 황서웅은 포항 팬들에게 큰 기대를 받는 선수다.

팬들에겐 늘 감사한 마음이다. 그런 팬들에게 한 가지만 부탁드리고 싶다. 팀이 조금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감독님을 필두로 선수단 모두가 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팬들께서 올 시즌도 마지막까지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 팬들의 응원은 정말 큰 힘이 된다. 팬들의 사랑에 꼭 보답하겠다. 나부터 모든 걸 쏟겠다.

[포항=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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