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포스트시즌은 1위에게 절대 유리한 구조다. 1위는 바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홈 어드밴티지를 안고 싸운다. 도전자는 밑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인 끝에 올라온다.
몸도 마음도 피곤하다. 승부가 쉽지 않다. 지금까지 대부분은 1위 팀이 그대로 우승을 차지했다. 1989년 단일 리그 체제가 도입된 이후 정규시즌 1위 팀의 우승 확률은 약 86%에 달한다.
늘 1위 팀이 웃은 것은 아니었다. 몇 차례 ‘반역’이 있었다. 지금까지 총 다섯 번 있었다.
첫 번째 반역은 단일리그 도입 첫해인 1989년 일어났다. 정규시즌 2위 해태 타이거즈가 플레이오프에서 돌풍의 주인공 태평양 돌핀스를 3승으로 스윕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빙그레 이글스를 4승 1패로 제압했다.
해태는 이 우승으로 시리즈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빙그레는 2년 연속 해태에게 패하며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당시 일정은 해태에게 유리했다.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에도 8일을 쉬면서 회복할 수 있었다. 반면, 빙그레는 공백이 지나치게 길어지며 고전했다.
1992년에도 다시 한번 반역이 일어났다. 이번에도 희생양은 빙그레였지만, 상대 팀은 롯데 자이언츠로 바뀌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 플레이오프에서 해태를 꺾고 올라온 롯데가 한국시리즈에서 빙그레를 4승 1패로 제압했다.
롯데는 시리즈 3경기에서 14 2/3이닝 던지며 2승 1세이브 기록한 박동희의 투혼이 돋보였다. 그전에 한국시리즈에 오르기까지 있었던 염종석의 활약도 있었다.
잠시 양대 리그 체제로 전환되며 4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을 진행했던 KBO리그는 2001년 단일리그 체제로 돌아왔는데 그 첫 해 또 한 번 반역이 일어났다. 두산 베어스가 준플레이오프에서 한화, 플레이오프에서 현대 유니콘스를 꺾었고 그 기세를 몰아 한국시리즈에서 1위 삼성을 4승 2패로 제압했다.
두산은 하위 시드 팀이었지만, 오히려 홈 어드밴티지를 업고 경기했다. 당시 한국시리즈는 5~7차전이 중립 구장인 잠실에서 열렸기 때문. 덕분에 3차전부터 7차전까지 모든 경기가 잠실에서 열렸고, 이는 두산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두산과 삼성 두 팀은 14년 뒤인 2015년에도 다시 한번 만났고, 이번에도 하위 시드 두산이 1위 삼성을 제압하며 반역에 성공했다. ‘미라클 두산’이 또 한 번 가을의 기적을 만든 순간이었다.
이때는 삼성에게 최악의 악재가 있었다. 팀 내 다승왕, 홀드왕, 세이브왕이 동시에 불미스러운 사태로 이탈했고, 결국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두 번이나 기적을 일으켰던 두산은 2018년에는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4승 1패로 꺾고 올라온 SK에게 2승 4패로 졌다. SK는 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고 올라왔음에도 체력 소모 부담을 이겨냈다.
두산은 93승을 거두고도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시리즈를 앞두고 김강률, 그리고 시리즈 도중 김재환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 뼈아팠다.
그리고 2026년, 한국시리즈에서 또 한 번의 반역이 일어나려고 한다.
정규시즌 1위팀 kt 위즈가 이날 경기마저 패할 경우 2018년 두산에 이어 두 번째로 90승을 넘기며 1위에 오르고도 한국시리즈에서 패한 팀이 된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