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자나 부상자는 없었지만, 전북현대는 후반 40~43분 동안 수적 열세 속에서 상대 공격을 버텨내야만 했다.
2026-27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가 지난 15일 개막한 가운데, 아시아 무대에 나서는 K리그 팀들에 리그와 다른 경기 규정을 철저히 숙지해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전북은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27 ACLE 동아시아 리그 스테이지 1차전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홈경기에서 경기 도중 8명이 뛰는 이례적인 상황을 겪었다.
2-1로 역전에 성공한 전북은 후반 40분 선발로 나선 미드필더 감보아와 수비수 김영빈을 빼고 맹성웅과 박지수를 투입하려 했다. 그러나 교체 과정에서 주심은 경기가 지연됐다고 판단해 두 선수의 그라운드 투입을 즉각 승인하지 않았다.
이미 감보아와 김영빈이 경기장을 빠져나간 상황에서 전북은 8명만으로 가시와의 공세를 막아서야 했다. 최전방 공격수들까지 미드필더 지역 깊숙이 내려앉아 4-3-0 대형을 유지하며 수비에 집중했다.
약 1분이 지난 뒤 주심은 대기 중이던 맹성웅의 투입을 지시했고, 다시 1분이 흐르자 박지수의 교체까지 승인했다. 이 과정에서 판정에 항의하던 이승우와 김태현이 옐로카드를 받기도 했다.
이날 교체 투입이 즉시 이뤄지지 못한 배경에는 달라진 ‘경기 규정’이 있다. ACLE를 비롯한 모든 국제대회와 각 나라 리그는 국제축구평의회(IFAB)의 규정을 따른다. IFAB는 지난 6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경기 지연 행위에 대한 규정을 개정했다.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교체 아웃되는 선수는 교체 전광판이 표시된 후, 또는 전광판이 없을 경우 주심의 신호 후 10초 이내에 경기장을 떠나야 한다. 만약 10초 안에 그라운드를 벗어나지 못하면, 교체 투입되는 선수는 경기 재개 후 1분(러닝 클록 기준) 동안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다.
해당 규정에 따라 전북은 경기 막판 뜻밖의 수적 열세를 겪었다. 추가 실점 없이 승리를 지켜냈으나, 자칫 실점으로 이어졌다면 경기 결과가 바뀔 수도 있었던 위험한 순간이었다.
경기 지연 규정 적용은 교체 상황뿐만이 아니었다. 전북은 전반 18분 송범근의 골킥 상황에서도 제시간에 플레이를 재개하지 못해 가시와에 코너킥을 내줬다. 주심의 휘슬 후 5초 카운트다운 내에 골킥이 처리되지 않으면 상대 팀에게 코너킥이 주어지는 새 규칙이 적용된 탓이다.
전북은 전반전 가시와의 강한 전방 압박에 밀려나며 고전했는데, 심판의 카운트다움에도 쫓기며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전북 사례는 ACL 무대에 나서는 K리그 구단들이 눈여겨 볼 포인트다. 현재 K리그는 개정 규정을 도입하지 않은 상태다. 봄부터 가을까지 시즌을 치르는 ‘춘추제’ 특성상, 5월 말 발표된 개정안을 시즌 도중 리그에 바로 적용할 경우 혼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운영팀은 충분한 심판 교육과 안내 과정을 거쳐 내년 시즌부터 해당 규정을 도입할 방침이다.
K리그와 다른 규정으로 인해 실전에서 혼선을 빚지 않으려면, AFC 무대를 누비는 K리그 구단들의 철저한 사전 규정 숙지와 현장 대비가 요구된다.
[전주=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