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정사신無”…‘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 이번엔 담백한 맛(종합)[MK★현장]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새로운 작품의 세계를 연다. 그동안 작품을 통해 보여주던 ‘무거운 맛’을 덜어내고 ‘담백한 맛’만 가득 담은 ‘헤어질 결심’이 국내 관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박찬욱 감독이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자 11번째 장편 영화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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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은 스웨덴의 추리 소설 마르틴 베크 시리즈와 정훈희의 ‘안개’에서 영감을 받아 ‘헤어질 결심’을 완성하게 됐다. 그는 “박해일이 연기하는 형사는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긴 한데, 불면증이 있어서 더 그렇다. 책임감은 강하지만 아주 친절하고 공무원으로서 시민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철저한 사명감을 가진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산에서 떨어져 죽은 남자의 시신을 발견하고 그 사람이 실족일까, 사고사일까, 자살일까 등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에서 죽은 남자의 아내를 만나게 된다. 그게 탕웨이이다. 아내가 독특한 면이 있어서 후배 형사는 의심을 강하게 갖게 되고 박해일이 연기하는 형사는 어떤 선입견 없이 봐야 한다는 입장에서 수사를 시작하다가 점점 관계가 깊어지게 된다”라고 소개했다. ‘헤어질 결심’에는 배우 박해일, 탕웨이가 출연한다. 두 사람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첫 호흡을 맞췄다. ‘만추’ 이어 11년 만에 한국영화 출연한 탕웨이는 “제가 감독님께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한 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그때 기억을 하다 보니 계속 물을 많이 마시고 흥분이 됐던 기억이 난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천천히 점점 감독님 이야기 속에 빠져들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때 감독님의 눈빛, 작가님의 눈빛이 굉장히 따뜻했다. 내가 외국어로 연기를 해야 하지만 이미 안심이 되고 걱정이 하나도 없었다. 감독님의 영화 스타일에 대해 팬이어서 영광이었다”고 설명했다.

박해일은 “박찬욱 감독님의 연출작으로는 처음 호흡이다. 감독님의 영화적으로 걸어오실 수 있는 색깔과 결과들이 너무 훌륭하시지만 사실은 작품을 보아오면서 개인적으로 떠올려봤을 때 저라는 배우가 감독님의 영화에 잘 맞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한 적은 있다. 그만큼 또 궁금해지더라. 그럴 때쯤 감독님께서 좋은 제안을 해주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처음엔 감독님께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30분 간 설명해주셨는데 들으면서 호기심이 컸던 건 형사 캐릭터라는 게 있었다. 주변에서 멜로 장르를 언제쯤 해보냐는 이야기를 들어왔었다. 감독님께서 또 수사극 안에서 멜로와 로맨스의 어떤 그 사이 지점을 보여주신다고 하니 너무 궁금해지더라. 시나리오를 읽어보니까 그전에 감독님이 해오셨던 작품과의 결들이 또 새롭게 변화된 부분이 느껴졌고, 담백한 톤도 느껴졌다. 제가 좀 더 도전해볼 수 있는 부분들에서 호기심이 커졌다.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리고 오랜만에 한국 관객들에게 개봉을 하게 된 입장이 너무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사진=CJ ENM
사진=CJ ENM
수사극과 멜로극이 결합한 독창적 드라마에 감각적인 미장센이 더해진 ‘헤어질 결심’에는 탕웨이, 박해일의 미스터리하면서 묘함을 가득 담은 캐릭터로 분해 열연한다. 특히 박찬욱 감독 작품의 늘 등장했던 정사신과 폭력적인 부분을 걷어낸 것은 물론, 두 배우만이 가진 독보적인 분위기와 눈빛으로 ‘헤어질 결심’이 보여주는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를 깊이 있게 그려낸다. 박해일은 탕웨이에 대해 “내면의 단단함이 느껴졌다. 가슴 속에서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알 수 없는 표정, 눈빛들이 탕웨이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고 느꼈는데 이번 작품에서 그 부분이 최대치고, 더 숨기는, 더 확장 시키지 않았나”라고 귀띔했다.

또한 이번 작품으로 형사 역할을 처음 소화하게 된 그는 “많은 배우들이 형사 역할을 많이 하시지 않나. 그래서 저도 해오면서 이 역할을 왜 안 해봤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장르물에서 나오는 형사 역할이 제가 소화하기엔 어색할 것 같고, 못할 것 같아 미루고 미뤘었나 싶었다. 그런데 이번에 제안 주신 형사 캐릭터는 저에게 옷이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캐릭터가 남다른 측면이 있다. 친절하고 청결하면서 정장에 동적인 상황을 감안해 구두와 가까운 검정색 운동화를 신는다던가, 그런 장치들을 영화를 보면서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해준의 매력은 형사이면서도 열심히 사는 직업군이다.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주시고 봐주시면 다양한 매력을 볼 수 있을 것”라고 설명했다.

탕웨이는 박해일의 맑은 눈빛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일단 박해일의 눈빛 속에서 자기의 삶을 대하는 철학적인 분석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부분은 감독님의 이어지는 계승자가 아닌가 싶다”며 “‘살인의 추억’을 비롯해 박해일 출연작을 몇 편 봤는데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이번 ‘헤어질 결심’ 속 캐릭터의 눈빛이다”라고 말했다.

박찬욱 감독은 ‘아가씨’로 제6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에 이어 6년 만에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는 칸 국제영화제 세 번째 본상 수상으로 한국영화인 최다 수상 기록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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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헤어질 결심’은 공개 직후 각국 매체가 발표하는 평점 집계에서 경쟁 부문 진출작 중 최고점을 받으며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칸 국제영화제 공식 데일리지인 스크린 인터내셔널(Screen International) 평점에서 3.2점(4점 만점)을 받으며 올해 상영작 중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전 세계 192개국에 선판매되며 영화가 공개되기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은 “트로피라고 말씀하시니까 생각나는 게 그전에는 상장밖에 없었고, 영화제가 좀 바뀌었더라. 트로피가 생겨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기도 좋았다”며 “세 번째 수상이라는 것보다도 한국에서 개봉해서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가 제일 중요한 문제다. 특히 이 영화는 전에 만든 영화들보다 좀 더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탕웨이의 한국어 대사가 좀 특별하다. 그런 만큼 저에게는 외국 영화제에서의 수상보다도 지금 기다리고 있는 한국 개봉 결과가, 한국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고 긴장된다”라고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탕웨이는 ‘헤어질 결심’을 ‘담백한 맛’이라고 표현했다. “전작들이 무거운 맛이라면 이번에는 직접적이로 강렬하게 표현했다. 담백한 맛이다. 그 전 작품들이 한국의 김치의 맛이라면 이번에는 제가 태어나서 자란 항저우라는 곳에 담백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약간의 달짝지근한 맛이 있는 게 이번 영화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헤어질 결심’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청계천로(서울)=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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