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자가가 있고 대기업 부장으로서 남 부러울 것 없이 살아온 김부장에게 ‘위기’가 닥쳤다. ‘죽을 고비’을 넘긴 김 부장이 된 류승룡은 치욜한 ‘주말 안방극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가.
22일 오후 서울 구로구 더 링크 서울 트리뷰트포트폴리오 호텔에서 JTBC 새 토일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김 부장 이야기’)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조현탁 감독, 류승룡, 명세빈, 차강윤이 참석했다.
‘김 부장 이야기’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한 중년 남성이 긴 여정 끝에 마침내 대기업 부장이 아닌 진정한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커뮤니티 조회 수 1000만, 판매 부수 30만 부를 기록한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과의 차별점에 대해 조 감독은 “원작을 읽으면서 김부장이 나와 비슷한 연배의 주인공이어서 그런지 완전히 몰입하게 됐다. 책을 보자마자 연출을 하고 싶었고, 류승룡과 명세빈, 차강윤 모두 매력적이었다. 연출 제안이 왔을 때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며 “송희구 작가님께서 촬영 현장에 같이 계셔주셨다. 좋은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셔서 ‘이렇게 좋은 작품이 있나’ 싶었다. 송희구 작가님게서 대본 작업 부터 큰 도움을 받아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전 작과의 차별에 대해 조 감독은 “류승룡이 ‘김 부장’을 해준 것이 ‘완벽한 차별’”이라며“연출하는 내내 김부장이 류승룡을 연기하는 건지 류승룡이 김부장을 연기하는 건지 몰입이 굉장했고, 놀라운 것을 많이 경험했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다만 ‘서울에 자가’가 있고 ‘대기업 부장’이라는 것에서 ‘소시민적 삶’을 대입하는 건 맞지 않은 거 아니냐는 질문에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부장’ 등 제목에서 느껴지는 뉘앙스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을 것 같다. 괜찮게 성공한 삶처럼 느낄 수도 있고, 그 정도 돼야 일반적인 중산층이라 느낄 수 있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일단 저는 제목에서 드는 호기심과 궁금증이 힜다. 흔해 보일 수 있지만 어떻게 가족을 꾸리고,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을까 궁금했다. 순수한 호기심으로 접근했고, 드라마에서도 자연스럽게 제목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배우 류승룡은 극 중 김낙수 부장 역을 맡아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극에 몰입도를 더하며, ‘SKY 캐슬’로 55회 백상예술대상 연출상을 수상한 조현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마흔 살’에 처음 스마트폰을 만져봤다고 말한 류승룡은 “저희 세대와 지금의 세대들이 살아온 삶이 다를 것 같다. 경쟁도 다르고 살아남은 방법도 다르다. 극중 김 부장은 ‘서울’ ‘자가’ ‘대기업’ ‘부장’ 등을 가장 가치 있게 행복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지켜온 사람인 것”이라며 “극이 진행됨에 따라서 김 부장을 이해하는 지점이 있다. 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그것일 뿐이어서, 보다 보면 측은지심이 생길 거 같다”고 다른 세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음을 알렸다.
“‘김 부장 이야기’를 한다고 친구한테 이야기 했더니 너무 놀라더라”고 말문을 연 명세빈은 “나에게 닥친 이야기가 실질적으로 와닿는 작품에 대해 재밌겠다 싶으면서도 떨리는 반응을 봤을 때, 세대를 아우르는 드라마가 되겠구나 싶었다. 서로의 시대를 이해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고백했다.
차강윤은 “작품을 보면서 저희 또래는 부모님 생각을 많이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촬영을 하면서 류승룡과 명세빈께서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도와주시니, 저도 모르게 제 친부모님들이 생각났다”며 “2030이 어떻게 ‘김 부장 이야기’에 이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결과는 작품을 보시면 알 거 같다. 제가 아들처럼 하려고 노력했으며, 그걸 보시면 많은 분들이 각자의 부모님을 떠올릴 수 있을 거 같아서, 세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50대 중년 부장의 이야기인데, 2030이 이 감정에 몰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고, 그렇기에 이를 드라마가 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대간의 간극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작품이 있으면 하는 게 평소 제 생각”이라며 “디테일하게 사람들이 느낄 수 있고, 실컷 재밌게 웃다가 울컥할 수 있고, 아버지 이야기이자 내 미래일 수도 있고, 주변의 누군가의 이야기로 느낄 수 있도록 디테일하게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낙수는 ACT 기업 입사 후 발바닥에 땀 나게 뛰어다니며 열심히 살아온 끝에 서울 자가에 대기업 부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인물로, 가정주부 아내와 명문대에 다니는 아들까지 겉으로 보기에는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평탄한 삶을 살던 인물이다. 임원 승진을 목표로 움직이기 시작하던 순간, 예상치 못한 계기로 일궈낸 모든 것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된 김낙수가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이라는 타이틀을 새롭게 업데이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류승룡은 “지금과 현실을 이야기하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작품의 매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작품 안에서 감정이 굉장히 많은데 섭섭함, 미안함, 뻘쭘함, 무안함, 고마움, 절실함 등 이러한 것들을 감독님께서 기가 막히게 발췌를 해주셨다. 인간의 내면을, 우리가 사는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그런 모습들이 다른 가정과는 조금 다른 깊이가 다르다”며 “선물 같은 작품이다. 엄청난 매력이 있었다. 나이 노년을 앞둔 제 상황도 있었고, 저희의 젊을 보지 못하는 ‘영프티’라는 슬픈 말이 있지 않느냐. 이 작품이 그런 것들을 잘 표현했다. 서로에 대한 이해의 간극을 좁히고, 견인하는 작품이었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사회에 뛰어들 결심을 한 김낙수의 아내 박하진(명세빈 분)과 아들 김수겸(차강윤 분)의 출사표 또한 주목되고 있다. 집안을 지탱하던 가장 김낙수가 흔들리면서 가족과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박하진의 김수겸의 사투도 함께 펼쳐진다. 남편의 울타리를 벗어나 미래를 위해 자신의 몫을 만들기로 한 가정주부 박하진과 아버지와는 다른 삶을 살고 싶은 C-레벨 꿈나무 김수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명세빈은 “현실적인 이야기여서 좋았다. 같이 건강할 수 있는 드라마들이 많이 있었으면 해했다. 감독님도 너무 섬세하게 연출해 주셔서 좋았고, 류승룡이 나온다고 하니 무조건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이 시대를 살아갈, 살아온 사람들이 모두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으며, 차강윤은 “훌륭한 선배님, 감독님과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은 경험이고, 소중한 시간이라고 무조건 생각했다. 안 할 이유가 없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조 감독은 세 배우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류승룡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김낙수’로 맞는 분이셨다. 이 작품에 참여하기 전에 논의됐었고, 제가 작품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다. 우리가 살면서 아버지가 사고를 치면, 가족들이 함께 요동치는데, 그 가족 구성이 어댔으면 좋겠는 지에 대해 상상을 많이 했다”며 “어머니는 고우시고 활기찬 20대를 지냈는데, 아버지로 인해 생기는 롤러코스터를 어떻게 타고 있어야 재밌을까를 생각했었다. 명세빈이 처음 봤을 때 긴 머리였는데 생활감을 위해 과감하게 숏컷을 결정할 정도로, 흔쾌히 캐릭터에 자기화 시켜주셔서 감사했다. 차강윤은 제일 젊고 이 시대의 어떤 사람들의 무언가를 상징하는 거 같다. 겉으로는 파악되지 않고, 어디로 튀어나갈지 모르는 외아들을 어떤 식의 에너지가 분출될지 지켜봤던 차강윤이 캐스팅돼 감사했다”고 말했다.
‘김 부장 이야기’는 ‘백번의 추억’ 후속으로 방송된다. ‘백번의 추억’을 비롯해 ‘김 부장 이야기’의 전작들의 결말이 호불호가 갈리며 일각에서는 ‘용두사미’ 드라마라는 지적이 잇기도. ‘김 부장 이야기’ 또한 용두사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안방극장의 우려에 대해 조 감독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출발 단계부터, 제 머릿속에 늘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버지의 선택으로 가족은 인생의 경험을 하게 되고, 이 이야기는 김낙수 부장님의 11번의 죽을 고비를 다루고 있다. 김부장은 매회 각양각색의 죽을 고비가 닥친다. 12부작에서 여러 번의 죽을 고비를 김낙수 부장이 어떻게 이겨내고 통과해 가는지, 그에 따라 가족들은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11번째 죽을 고비를 지나온 12번째 사람은 어떠한 모습일지 엔딩은 중요한 문제다. 작가님도 그렇고 배우도 그렇고 많이 공을 들여왔다. 그런 관점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며 “기대해 달라고 말씀드려도 될 거 같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한편 ‘김 부장 이야기’는 는 25일(토) 밤 10시 40분에 첫 방송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