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있으니 일 못해도 괜찮다.” 그 한마디가, 긴 투병의 시간을 버티게 했다.
12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박미선은 유방암 투병 이후 처음으로 밝은 미소를 보였다. 짧게 자른 머리에 정장을 입고 등장한 그는 “약간 밀라노에서 사업 차린 디자이너 같지 않냐”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이 유쾌한 인사 뒤엔, 긴 싸움의 시간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유방암 판정을 받은 박미선은 “살려고 치료하는데 죽을 것 같았다”며 항암과 방사선 치료 당시의 고통을 털어놓았다. “항암은 암세포뿐 아니라 좋은 세포까지 다 죽이는 거예요. 목소리도 안 나오고, 몸 전체에 두드러기가 올라왔죠.” 그는 “그래도 살아야 하니까, ‘이것만 참으면 돼’ 하며 버텼다”고 담담히 회상했다.
그 시간 동안, 남편 이봉원은 달라졌다. “남편이 ‘괜찮아, 좋아질 거야. 일 못하면 어때. 내가 있잖아’라고 하더라구요.” 오랜 세월 장난처럼 흘려듣던 남편의 말이 이번엔 다르게 들렸다. 박미선은 “그 사람이 병원에 내 카드 대신 자기 카드를 등록하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제가 힘이 없으니까 말이 부드러워지더라구요. 그랬더니 그 사람도 부드러워졌어요.”
그녀는 딸 이유리와 아들 상엽, 그리고 남편에게 “고맙고, 사랑합니다”라며 울먹였다.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말, 정말 오랜만에 한 것 같아요.”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안에는 병보다 강한 가족의 사랑이 있었다.
박미선은 끝으로 “이제는 물 흐르듯 살고 싶다”며 미소를 남겼다. 병을 이겨낸 시간, 그리고 달라진 남편의 따뜻한 손길 속에서 그녀는 여전히 ‘웃는 박미선’이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