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했던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유재석은 말을 아꼈고, 방송은 그 침묵을 그대로 담았다. 조세호의 하차 이후 처음으로 혼자 진행에 나선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유재석은 설명보다 장면으로 상황을 전했다.

17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시작부터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늘 함께하던 조세호의 자리는 비어 있었고, 유재석은 홀로 스튜디오에 섰다. 진행 방식은 같았지만, 화면에 흐르는 공기는 분명 달랐다.

유재석은 방송 초반 조세호의 하차 소식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오랫동안 함께했는데, 막상 혼자 진행하려니 여러 생각이 든다”며 담담하게 운을 뗐다. 이어 “본인이 이야기했듯,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길지 않은 말이었지만, 설명이나 판단보다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가까웠다.

이날 방송에서 유재석은 메인 MC로서 평소처럼 게스트와 대화를 이끌었다. 다만 조세호의 역할이 비어 있는 만큼, 추임새와 리액션이 줄어든 화면은 자연스럽게 ‘혼자 남은 진행자’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일부 장면에서는 의도치 않은 정적이 생기기도 했지만, 그 또한 방송의 일부로 흘러갔다.

특히 마지막 게스트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조세호 없이 유재석만 무대에 서는 모습이 그대로 전파를 탔다. 별도의 연출이나 설명 없이도, 변화된 상황은 충분히 전달됐다. 유재석은 말을 보태기보다는 방송을 이어가는 선택을 택했다.

앞서 조세호는 최근 불거진 논란 이후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퀴즈 온 더 블럭’ 제작진 역시 고심 끝에 그의 하차를 공식화했다. 이날 방송은 그 결정 이후 처음 공개된 회차였다.

조세호의 부재가 만든 빈자리는 단순한 인원 변화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유재석의 말처럼, 이번 방송은 누군가를 설명하기보다 한 프로그램이 변화를 맞이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시간에 가까웠다. 말보다 장면이 먼저 남은 회차였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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