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하차로 일단락되는 듯 보였던 ‘주사이모’ 논란이 결국 수사 단계로 넘어갔다. 유튜버 입짧은햇님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되면서, 이번 사태는 더 이상 개인의 판단 착오나 관리 부주의로 설명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입짧은햇님과 그의 매니저를 의료법 및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이 서울 마포경찰서에 접수됐고, 사건은 마약범죄수사팀에 배당됐다. 경찰은 관련 자료를 토대로 약물 종류와 전달 경로, 불법 의료 행위 여부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이른바 ‘주사이모’로 불린 A씨가 있다. A씨는 박나래를 비롯한 일부 연예인들에게 병원이 아닌 장소에서 링거와 약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입짧은햇님 역시 A씨로부터 약을 전달받았다는 정황이 공개되며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이른바 ‘나비약’으로 불리는 펜터민 성분의 다이어트 약물 의혹이다. 펜터민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마약류 관리 대상 약물로, 의사의 적법한 처방 없이 복용·소지·유통할 경우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디스패치 보도를 통해 해당 약물이 오간 정황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단순 불법 의료를 넘어 마약 수사로 확대됐다.
입짧은햇님은 앞서 공식 입장을 통해 “지인의 소개로 병원에서 처음 만났기 때문에 의사로 믿었다”며 “붓기약은 받은 적이 있지만 다이어트약과 링거는 관계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논란이 커지자 출연 중이던 tvN ‘놀라운 토요일’을 비롯해 모든 방송 활동 중단과 하차를 결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하차와 사과 이후에도 의혹은 잦아들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 수사 착수로 인해 사건의 성격이 한 단계 격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은 특정 연예인 개인의 선택 문제를 넘어, 연예계 전반의 관리 관행과 불법 의료 접점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사건”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실제로 ‘주사이모’ 의혹은 박나래를 시작으로 샤이니 키, 입짧은햇님까지 확산되며 예능 프로그램 출연진 줄하차로 이어졌다. 장수 예능 ‘놀라운 토요일’이 단기간에 고정 멤버 공백을 맞는 등 방송가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경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관심은 자연스럽게 “어디까지 밝혀질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다. 약물의 성분과 유통 경로, 불법 왕진 여부, 연예인 외 추가 연루 가능성까지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사과와 하차로 봉합되는 듯했던 ‘주사이모’ 사태는 이제 명확히 다른 국면에 들어섰다. 개인의 해명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신호가 수사 착수와 함께 분명해진 가운데, 연예계 전반을 향한 질문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