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소년 왕, 단종의 유배지가 2026년 극장가에 가장 유쾌하고 따뜻한 웃음을 선사하는 진원지가 되었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장항준 감독의 신작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20일째 누적 관객 수 600만 명을 돌파하며 장기 흥행의 쐐기를 박았다.
11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수성은 물론, ‘왕의 남자’(29일)와 ‘사도’(26일)를 훌쩍 뛰어넘고 역대급 신드롬을 일으켰던 ‘광해, 왕이 된 남자’와 동일한 흥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이번 흥행이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영화가 취한 ‘역발상의 미학’ 때문이다.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단종(박지훈 분)의 비애에 집중하는 대신, ‘마을 부흥을 위해 유배지를 자처한 촌장(유해진 분)’이라는 발칙한 상상력을 덧입혔다.
피비린내 나는 권력 암투나 무거운 정쟁을 덜어내고, 그 자리에 세대를 초월한 유쾌한 인간미와 깊은 감동을 채워 넣어 설 연휴 ‘전 세대 필람 영화’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로 이어지는 연기파 배우들의 빈틈없는 앙상블은 이 역발상에 탄탄한 설득력을 부여했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와 더불어, 현재 영화계 안팎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것은 다름 아닌 장항준 감독의 ‘천만 공약’이다.
600만 돌파라는 압도적인 흥행 페이스가 유지되면서, 넷심은 벌써부터 천만 관객 달성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개봉 전 공식 석상에서 장 감독이 내걸었던 파격적인 천만 공약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며, “감독의 공약 이행을 보기 위해서라도 N차 관람을 해야 한다”는 이색적인 관람 독려 캠페인마저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특유의 입담과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과 소통해 온 장항준 감독의 페르소나가 영화의 흥행과 맞물려 강력한 바이럴 시너지를 내고 있는 셈이다,
비극적 역사를 따뜻한 위로로 탈바꿈시킨 ‘왕과 사는 남자’가 관객의 선택을 넘어, 장항준 감독의 천만 공약 이행이라는 축제까지 완성할 수 있을지 극장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