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불암의 별세로 최고 시청률 70%의 신화를 쓴 ‘수사반장’ 대표 형사 4인방이 모두 세상을 떠난 가운데, 고인이 마지막 연기에서 먼저 떠난 동료들에게 건넨 작별 인사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30일 방송계에 따르면 최불암은 지난 29일 오후 10시께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별세했다. 향년 87세.
이로써 MBC 드라마 ‘수사반장’에서 호흡을 맞춘 대표 형사 4인방이 모두 고인이 됐다. 남성훈이 2002년 10월 18일, 조경환이 2012년 10월 13일, 김상순이 2015년 8월 25일 먼저 세상을 떠났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최불암마저 눈을 감았다.
1971년 3월 6일 첫 방송된 ‘수사반장’은 1989년 10월 12일까지 18년에 걸쳐 총 880회가 방송된 한국 수사극의 대표작이다. 최고 시청률 70%를 넘기며 당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최불암은 정의롭고 인간미 넘치는 박영한 반장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김상순과 조경환, 남성훈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형사로 호흡을 맞추며 범죄 해결 과정에 서민들의 애환과 시대의 아픔까지 담아냈다.
하지만 오랜 세월 함께했던 동료들은 하나둘 먼저 세상을 떠났다.
최불암은 2015년 김상순의 별세 당시 “고인은 건실함의 산 증인 같은 배우였다”며 “제가 반장으로 이끌던 형사들이 다 먼저 떠나 가슴 아프다”고 애도했다.
세 동료를 먼저 떠나보낸 뒤 홀로 남았던 최불암은 9년이 흐른 2024년, MBC 드라마 ‘수사반장 1958’에서 다시 박영한 반장으로 돌아왔다.
이제훈이 젊은 시절의 박영한을 연기한 이 작품에서 최불암은 노년의 박 반장으로 등장해 원작과 새로운 드라마를 연결했다. 특히 2024년 5월 18일 방송된 최종회는 고인의 마지막 연기 작품 속 장면으로 남았다.
당시 극 중 박영한은 꽃을 들고 경찰 묘지를 찾았다. 그곳에는 김상순과 조경환, 남성훈 등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 형사들의 이름이 새겨진 묘비가 있었다. 실제 배우들의 묘역이 아닌 드라마 속 설정이었지만, 원작에서 함께 호흡했던 배우들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었다.
박영한은 묘비 앞에 꽃을 내려놓으며 “오래간만이야”, “자주 못 왔어”라고 말을 건넸다. 이어 “잘 있었어? 건강하지?”라며 마치 살아 있는 동료들과 다시 만난 듯 안부를 물었다.
한 사람씩 동료들을 떠올리던 그는 “나도 여기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희 보고 싶어선지 잠이 잘 안 와”라며 눈물을 흘렸다.
먼저 떠난 동료들의 묘비 곁에 한참 앉아 있던 박영한은 잠시 잠이 들었다가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박 반장은 동료들에게 이렇게 인사했다.
“모여있어서 재밌겠다. 안녕.”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