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불암 오늘(2일) 발인, 웃으며 보내달라던 ‘이모부’에 임형주 ‘아베 마리아’

‘국민 아버지’ 배우 고(故) 최불암이 2일 마지막 길에 오르는 가운데, 생전 고인을 ‘이모부’라 부르며 따랐던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웃으며 보내달라는 마지막 당부를 기억하며 ‘아베 마리아’로 배웅한다.

고인의 발인은 이날 오전 7시 40분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엄수될 예정이다.

이어 오전 9시 서울 여의도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하는 장례미사가 열리며, 임형주는 추모곡 ‘아베 마리아(Ave Maria)’를 부를 예정이다.

‘국민 아버지’ 배우 고(故) 최불암이 2일 마지막 길에 오르는 가운데, 생전 고인을 ‘이모부’라 부르며 따랐던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웃으며 보내달라는 마지막 당부를 기억하며 ‘아베 마리아’로 배웅한다. 사진=공동취재단/ 임형주 SNS
‘국민 아버지’ 배우 고(故) 최불암이 2일 마지막 길에 오르는 가운데, 생전 고인을 ‘이모부’라 부르며 따랐던 팝페라 테너 임형주가 웃으며 보내달라는 마지막 당부를 기억하며 ‘아베 마리아’로 배웅한다. 사진=공동취재단/ 임형주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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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주에게 이번 장례미사는 각별하다. 최불암은 생전 자신이 세상을 떠나면 웃으며 마지막 인사를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임형주는 부고를 접한 뒤 “믿겨지지가 않는다. 그저 눈물만 흐른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임형주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에 최불암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오랜 인연을 떠올렸다. 그는 “몇 달 전 병문안에서의 인사가 영원한 작별 인사가 될지 몰랐다”며 고인과 나눴던 마지막 만남을 기억했다.

두 사람은 가족처럼 가까운 사이였다. 임형주는 최불암을 ‘이모부’, 아내 김민자를 ‘이모’라고 불렀으며, 최불암 부부는 임형주의 독창회가 열릴 때마다 공연장을 찾아 응원했다.

임형주는 “언제나 제 노래를 아껴주시고, 항상 제 독창회에도 김민자 이모님과 함께 와 주셨고, 늘 좋은 말씀으로 권면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며 오랜 시간 자신을 아껴준 고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그는 생전 최불암이 남겼던 부탁을 꺼냈다. “나중에 내가 세상 떠날 때 웃으면서 마지막 인사를 해달라고 하신 말씀을 아직도 기억한다”며 “그 말씀을 따르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밝혔다.

고인의 별세 소식에 눈물부터 흘렸던 임형주는 이제 그의 장례미사에서 직접 노래를 부른다. 추모곡으로 준비한 ‘아베 마리아’는 임형주의 대표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로, 2023년 9월 몽골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특별 알현했을 때도 불렀던 곡이다.

고인의 마지막 미사를 집전하는 염수정 추기경과의 인연도 특별하다. 최불암은 2018년 10월 염 추기경에게 천주교 세례를 받았으며, 세례명으로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을 섬겼던 성인의 이름인 ‘프란치스코’를 선택했다.

염 추기경은 지난달 20일에도 입원 중이던 최불암의 병실을 찾아 병자성사를 집전했다. 8년 전 세례를 통해 고인의 신앙생활을 함께 시작했던 추기경이 별세 9일 전 병자성사를 집전한 데 이어 장례미사까지 맡게 된 것이다.

최불암은 지난달 29일 밤 서울 강서구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1959년 연극 ‘햄릿’으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MBC ‘수사반장’의 박 반장과 22년간 이어진 ‘전원일기’의 김 회장으로 사랑받으며 67년 동안 연기자의 길을 걸었다.

그러나 고인의 마지막 여정에는 방송국도, 오랫동안 몸담았던 촬영장도 아닌 또 하나의 장소가 남아 있다. 장례미사를 마친 운구 행렬은 곧바로 장지로 향하지 않고 오전 10시 40분께 서울 중구 무교동의 초록우산 본부에 들를 예정이다.

고인이 45년 동안 인연을 이어온 어린이재단에 마지막 인사를 남기기 위해서다. 최불암의 장례 역시 평생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헌신한 뜻을 기리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진다.

그 인연의 시작은 1981년 방송된 MBC ‘전원일기’였다. 당시 최불암이 연기한 김 회장은 장터에서 구걸하며 노래를 부르던 어린 금동이를 집으로 데려왔다. 처음에는 씻기고 밥을 먹여 돌려보낼 생각이었지만, 동네에 김 회장이 밖에서 낳아온 아이라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결국 금동이를 양자로 받아들였다.

방송 이후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 쏟아졌다. 김 회장이 금동이를 받아들인 장면에 감동한 시청자들의 전화가 방송국으로 밀려왔고, 편지는 배낭에 담아 옮겨야 할 만큼 쌓였다고 한다.

드라마 속 아버지가 한 행동이었지만 칭찬은 배우 최불암에게 돌아왔다. 최불암은 그 일을 계기로 실제 어려운 어린이들을 돕기 시작했고, 당시 한국어린이재단 사무국장이었던 고 김석산 전 회장의 권유로 후원 활동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한 아이를 돕는 일로 시작했지만 점차 동료 배우들까지 후원에 동참했다. 최불암은 1985년 초록우산 전국후원회장을 맡았고, 이후 국내 어린이들은 물론 스리랑카와 에티오피아, 우간다 등을 찾아가며 후원 활동을 이어갔다.

2015년 후원회장 취임 30주년을 맞았을 당시 최불암은 초록우산을 통해 처음 인연을 맺었던 순간을 회상했다. 그는 도움을 주면서 오히려 자신이 더 큰 것을 얻었다며 “지난 30년의 세월은 내게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줬어요. 나를 살린 거죠”라고 말했다.

드라마에서 금동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였던 배우가 실제로 40년 넘게 어린이들의 곁을 지키는 후원자가 된 것이다. 그 인연이 2026년 11월 2일, 고인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마지막 방문 장소로 이어지게 됐다.

초록우산은 고인의 마지막 방문을 위해 고별 행사를 준비했다. 임직원들이 본부 건물 앞에 도열해 영정을 맞이하고, 직원 대표가 추도사를 전할 예정이다. 이어 1층 추모 공간에서 장례위원들의 헌화가 진행되고, 고인의 영정이 오랫동안 정을 쏟았던 재단 안팎을 마지막으로 둘러보는 일정도 마련됐다.

모든 장례 절차를 마치면 고인은 경기도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에서 영면에 든다. 초록우산 측에 따르면 장지로 향하기 전 재단을 마지막으로 방문하는 일정은 고인이 생전에 남겼던 당부에 따른 것이다.

“내가 세상을 떠나면 초록우산에 꼭 들러달라.”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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