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리뷰] 이승환의 ‘끝판 공연’…처음부터 끝까지 완벽 무대

[매경닷컴 MK스포츠 신연경 기자] '공연의 장인' 이승환이 전국투어 ‘공연의 끝: High End’ 서울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무대에서 보여준 그의 위력에 “역시 이승환”이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는 이승환의 전국 투어 ‘공연의 끝: High End’ 서울 공연이 펼쳐졌다. 이승환은 이번 무대를 통해 지난 28년간의 노하우를 집대성한 ‘공연의 끝’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해 남다른 관심을 끌었다.

하얀 천사 날개를 달고 등장한 이승환은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에 이어 ‘사랑하나요’ 무대까지 팬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시작을 알렸다. 이어 이승환은 “‘공연의 끝’은 담당팀에서 자극적인 제목을 원해서 지은 이름이다. 가수는 제목 따라간다더니…”라고 말을 흐렸고 팬들은 아니라며 그를 위로했다. “너희가 뭘 알아”라고 유쾌하게 받아친 그는 “노래나 할래요. 오늘 공연은 오지고 지리고 렛잇고다”라며 급식체로 또 한 번 팬들에 웃음을 안겼다. 또한 한국형 콘서트 원조라는 수식어를 지는 이승환은 “늘 앞선 공연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승환 ‘공연의 끝: High End’ 사진=하늘이엔티 제공
이승환 ‘공연의 끝: High End’ 사진=하늘이엔티 제공
오프닝부터 150분 동안 26곡을 부른 이승환의 공연은 그야말로 끝을 보여줬다. ‘화양연화’, ‘그 한 사람’, ‘내게만 일어나는 일’ 무대는 애달프고 구슬픈 감정을 이끌어냈다. 피아노 반주와 가야금 선율이 합을 이룬 ‘당부’에서는 가야금의 현을 표현하는 듯한 붉은 레이저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남녀노소로 이루어진 관객들과의 호흡도 장관을 이뤘다. 이승환의 ‘물어본다’ 열창에 관객들은 포인트에 맞춰 3번의 휴지폭탄을 던졌고, ‘가족’에서는 무대를 향해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손길이 계속 이어졌다. 종이비행기에는 ‘오빠는 할지어다’, ‘선한 영향력의 선순환’, ‘환님부흥회 흥할지어다’ 등 애정 가득한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화려하지 않은 고백’ 무대에 앞서 이승환은 “과거에 어떤 분이 이 뮤직비디오를 말없이 노래방 측에 넘기셨다. 그래서 노래방에서 내 노래를 부르면 항상 이 영상이 나온다”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어 “배우 박신혜 씨가 사실 이 뮤직비디오를 통해 데뷔했다”고 밝혀 더욱 관심을 모았다. ‘텅빈 마음’부터 ‘너를 향한 마음’, ‘한 사람을 위한 마음’까지 부를 때에는 이승환의 과거 영상이 소환됐다. 옆에서는 1992년대 시절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청년 이승환의 모습이 비춰졌고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특히 예나 지금이나 노래를 부르는 입모양까지 일치해 팬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이승환 ‘공연의 끝: High End’ 사진=하늘이엔티 제공
이승환 ‘공연의 끝: High End’ 사진=하늘이엔티 제공
이승환의 노하우는 공연뿐만 아니라 특유의 입담에서도 빛을 발했다. ‘세가지 소원’ 무대 전, 이승환은 자신을 사랑지성주의자라고 소개하며 소원을 밝혔다. 그의 소원은 ‘여자, 여자, 여자’였다. 특히 “음양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말에 관객들의 웃음이 터지자 이승환은 “웃어?”라며 강렬한 눈빛을 쏘았지만 이내 함께 웃었다. 이승환뿐만 아니라 그의 밴드 멤버들도 각각의 매력을 발산했다. 기타리스트, 베이시스트, 드러머, 건반 연주자는 각자 아이돌스러운 이름을 소개했고, “참 잘 오셨다. 없던 웃음이 생기고 하루하루 은혜를 받을지어다”, “정말 끝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무대가 이승환 밴드로서 처음이라는 건반 연주자 Zerochic(이영식 분)은 “첫 무대부터 계속 끝이라고 하니 마음이 아프다. 항상 끝이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열의를 붙태웠다. 더불어 밴드 멤버들은 편곡한 ‘프로듀스 101’의 인기곡 ‘나야나’ 반주에 맞춰 차례로 솔로 연주를 선보였다. 이승환의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빛낸 이들이 각자 돋보이는 시간이었다.

이날 이승환은 공연에서 ‘끝물’, ‘퇴물’, ‘블랙리스트’, ‘정치적 발언으로 인기를 끌려고 한다’ 등의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두 번의 브릿지 영상에서는 “요즘 이승환 씨 끝물이라고 하던데 ‘공연의 끝’ 괜찮겠냐”는 반응부터 “블랙리스트에도 없는데 무슨 댓글부대냐” 등의 민감한 내용까지 언급됐다.

그는 “예전에는 SNS를 통해 하고 싶은 말을 많이 했다. 그래도 되는 세상이었는데 내 이미지를 SNS가 많이 잠식하게 돼 이후에는 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하는 사람으로서 제약이 많고 일방적 통보로 인해 스트레스가 많았다. 공연할 때 표현의 제약이 느껴진다. 공연이 꽉 막히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고충을 덧붙였다. 그는 공연을 통해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무대뿐만 아니라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도 완벽히 담아냈다.

“‘돈의 신’으로 인해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구속됐다”는 멘트영상으로 시작된 무대는 열기를 한층 더 뜨겁게 했다. ‘돈의 신’은 돈에서는 물러섬이 없고 오로지 돈을 위해 존재했던 한 인물에 관한 노래로 ‘개돼지’ 등의 거침없는 노랫말이 인상적이었다. 무대에 오른 이승환은 머니건을 들고 공중에 지폐를 뿌리는 퍼포먼스로 분위기를 압도했다. 관객들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열정적인 호응으로 흥을 더했다.

이승환 ‘공연의 끝: High End’ 사진=하늘이엔티 제공
이승환 ‘공연의 끝: High End’ 사진=하늘이엔티 제공
이승환이 편곡해 부른 그룹 소녀시대 ‘GEE’ 무대는 단연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앞서 이승환은 Mnet ‘더 마스터-음악의 공존’ 3화에서 소녀시대의 ‘GEE’로 그랜드 마스터에 올랐으며 이를 기념해 콘서트에서 무대를 선보일 것을 약속했다. 그는 편안한 음색이 묻어나는 노래와 소녀시대의 포인트 손동작으로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 무대에는 힙합 듀오 가리온이 참여해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공연의 후반부 ‘덩크슛’, ‘제리제리고고’, ‘붉은 낙타’까지 연이은 무대에도 이승환과 관객들은 지치지 않고 함께 호흡을 맞췄다. 특히 ‘슈퍼히어로’ 무대에서는 실제 히어로 모형이 등장했고, 이승환은 마이크를 들고 360도 회전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모든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은 “드림팩토리 무적 이승환”을 외치며 자리를 지켰다. 앵콜 무대를 기다리며 하나둘 켜진 핸드폰 불빛은 마치 밤하늘에 떠 있는 별빛과 같았다. 하얀 풍선으로 가득한 무대 위에서 이승환은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 앵콜 공연으로 마지막을 알렸다.

자타공인 ‘공연장인’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이승환은 ‘공연의 끝: High End’을 통해 음악적 완성도, 검증된 가창력, 화려한 볼거리로 남녀노소 모두를 열광케 했다.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이승환의 전국투어 ‘공연의 끝: High End’는 오는 9~10일 수원, 16일 부산, 23일 광주, 25일 부천, 30~31일 대구에서 계속된다.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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