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나영 기자]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류덕환은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 ’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스 함무라비’는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한 법원을 꿈꾸는 이상주의 열혈 초임 박차오름(고아라 분) 판사, 섣부른 선의보다 원리원칙이 최우선인 초엘리트 임바른(김명수 분) 판사, 세상의 무게를 아는 현실주의 한세상(성동일 분) 부장 판사, 달라도 너무 다른 세 명의 재판부가 펼치는 리얼 초밀착 법정 드라마다.
류덕환은 ‘미스 함무라비’에서 법원 최고의 정보통으로 각종 인사 정보 및 남들의 뒷얘기까지 모두 꿰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민사 제43부 우배석판사 정보왕을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류덕환 인터뷰 사진=씨엘엔컴퍼니
Q. 전역 후 ‘미스 함무라비’를 선택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 번째는 대본이 들어왔는데 작가님이 판사인 걸 몰랐다. 제가 몰랐던 판사이야기고, 지금까지 사건 위주나 법으로 정의를 따지고 그런 것에 초점이 맞춰졌었다. 근데 ‘미스 함무라비’는 법을 판단해야하고 판사의 위계질서, 그들의 집단 이야기들이 디테일하게 잘 쓰여 있어서 재미있었다. 또 역할 자체가 부담 없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쉽게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사회에 사는 사람들이 느낄 법 한 이야기라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거기서 연기를 하면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덕분에 좋은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지냈다. 좋은 작가, 친구, 동생, 선배를 만난 것 같다.”
Q. 정보왕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게 엄청 사랑받았다.
“어느 작품이든 시나리오 읽을 때 그런 느낌이 오는 것 같다. 막연하긴 하지만, 이야기가 재미있으면 캐릭터가 잘 보이지 않나. 이야기가 재미있다보니까 정보왕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있었던 것 같다. 또 상반된 도연(이엘리야 분)이와의 모습에 케미가 귀엽게 보이지 않았나 싶다. 남자들은 멋있어 보이고 싶고, 여자들은 여성스럽고 싶어하는데 도연이와 정보왕은 달랐던 것 같다.”
Q. 정말 이엘리야와의 케미가 좋았다.
“이엘리야는 시간 가지고 보는 스타일인데 생각보다 장난꾸러기다. 근데 안 웃긴 스타일이다. 또 배우적으로 뭔가 표현하는 것에 대해 욕심이 많은 친구라는 건 확실하다. 그 친구가 하고 싶었던 도연이가 확고했다. 그래서 건드리고 싶지 않고 따라가고 맞춰주고 싶었다. 사실 초반에는 티격태격하는 부분이 있어서 친해지면 안된다고 했다. 그래서 현장가서 반가운 걸 자제했다. 미묘한 썸이 시작되면서 친해졌다. 그런 부분도 잘 맞았다. 서로 배려하려는 부분도 있었고.”
이엘리야 류덕환 사진=JTBC
Q. 두 사람의 키스신도 화제가 됐다.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저도 멋있게 하고 싶었다. 근데 보왕이 캐릭터는 안 그럴 것 같았다. 이 아이는 잘사는 집에 태어났기 때문에 눈치가 없지, 사람들에게 잘하고 피해를 안 끼치는 애라고 생각했다. 현장에서 감독님, 이엘리야와 이야기를 많이 했다. 지문에 도연이가 끌어당기는 것까지 있었는데, 이후 어떻게 할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근데 보왕이는 리드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런 모습이 나왔던 것 같다. 하면서 이엘리야도 계속 웃었다. 많은 버전으로 찍었다.”
Q. 함께 호흡을 맞췄던 엘(김명수)과 고아라는 어땠나.
“‘나쁘다’라고 할 거 없이 좋았다. 아라는 알던 사이였기 때문에 편안하게 찍었고, 명수는 촬영하면서 ‘애가 참 괜찮다’고 생각했다. 착한 걸 떠나서 심성도 좋고, 촬영에 임하는 태도도 좋고, 완급 조절을 잘하는 친구였다. 정말 너무 좋은 동생을 얻은 느낌이었다.”
Q.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이 있다면?
“아무래도 제 공감보다는 어쩌면 이 이야기가 화두가 될 수 있겠다. 이야기를 보고 ‘미투’, 성차별 문제가 시기에 맞물려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 문제는 밝혀지면 손가락질 받는 부끄러운 부분이다. 누구나 사건이 수면위로 올라왔을 때 판사가 되고 싶진 않았을까, 누구한테는 당연하게, 누구한테는 자기반성을 하게 만들 수도 있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한 사건이 아닌가 싶다. 그 중에 가슴털 부장님 이야기를 듣고 작가님한테 의식해서 쓴 거 아니냐고 물었다. 근데 실제로 있었다고 하더라. 상상을 뛰어넘는 일들이 법원에서 벌어지고 있구나를 많이 느꼈다.”
류덕환 인터뷰 사진=씨엘엔컴퍼니
Q. 입대 전과 그 후 류덕환은 많은 변화를 겪은 것 같다.
“지금까지 연기하면서 ‘변화해야겠다’라고 생각하면서 작품을 고른 적이 없다. 그런 걱정은 한 적이 있다. 과거 ‘우리 동네’ 이후 사이코패스 역할이 많이 들어왔다. ‘다시 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는데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다른 작품을 선택했다.”
Q. 호평을 받았기에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앞으로는 드라마를 많이 하고 싶다. 군대에서 후임이 한마디 하더라. ‘병장님이 TV 많이 나오면 반가울 거 같다’고. 영화든 드라마든 제게는 비슷하지만, TV라는 매체는 친근하지 않나. 어쩌면 대중이 원하는 건 대단한 연기나 천만 영화가 아니라 자주 봐서 반가운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그런 부분이 그동안은 부족했고 채우고 싶은 마음이다.”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