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새로운 관점, 색다른 이야기…모두가 피해자인 불행 [솔직리뷰]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도형 기자] 영화 ‘영주’(감독 차성덕)는 교통사고 피해자의 입장에서 가해자의 삶을 들여다본다. 절망의 끝자락에서 그들을 통해 희망을 품는 주인공 영주는 불행이 선량한 사람도 죄인으로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겪을 수 있고, 공감할만한 이야기다.

‘영주’는 19살 소녀가장 영주의 삶을 전한다. 어린 나이에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여의고, 철부지 동생을 홀로 키우는 소녀. 주위에 한명쯤 있을법하면서도 특별하다.

조실부모의 괴로움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감히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로 클 것이다. 그들이 느꼈을 외로움과 상실감은 당사자가 돼봐야만 알 수 있다. 이 영화가 남다른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차성덕 감독은 담담하게 자신 또한 10대 시절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었다고 고백했다. ‘영주’는 어쩌면 차성덕 감독 본인의 이야기다.

"영주"가 오는 22일 개봉한다. 사진=영화 "영주" 포스터
"영주"가 오는 22일 개봉한다. 사진=영화 "영주" 포스터
동시에 같은 아픔을 겪은 모두의 이야기다.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의 상처를 담았다. 그리고 그들 중 누구라도 우리의 가족이나 친구, 이웃이 아닌 사람은 없다. 한 순간의 실수로 평생을 범죄자로 낙인찍기에는 우리와 너무나 가깝다. 그들을 옹호하거나 죄가 없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차성덕 감독은 각박한 시대 속 죽은 이들을 애도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차 감독은 이에 대해 “모든 성장에는 애도가 따른다. 그 애도와 성장은 어쩌면 우리 생이 다할 때까지 계속되는 걸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단한 용기다.

영화 속 영주는 세상에 의지할 이가 하나 없는 상황에서 향숙과 상문을 찾는다. 원망과 분노 때문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좋은 사람들이었다. 본인과 마찬가지로 나약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이었다. 차라리 뻔뻔하고 지독한 인물들이었다면, 마음이 편했을 것이다.

용서는 강한 사람이 할 수 있다. 갈등하던 영주는 두 사람을 용서하면서 강해졌다. 성장했다. 죽을 만큼 괴로웠지만, 살아갈 용기가 생겼다. 소녀 영주는 그렇게 어른이 되어 갔다.

이를 표현한 ‘영주’ 속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빛났다. 홀로 갈등하는 영주(김향기 분)와 방황하는 영인(탕준상 분), 죄책감에 시달리는 상문(유재명 분), 모두를 걱정하는 향숙(김호정 분)까지. 누구하나 모자람 없는 명연기를 펼쳤다.

특히 13년차 배우 김향기의 연기가 돋보인다. 19살 소녀를 연기한 김향기는 마침 19살이었다. 그는 부모를 죽게 만든 사람들을 부모처럼 따르는 다소 어려운 연기를 무리 없이 해냈다. 김향기가 곧 영주였다.

‘영주’는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고 가장이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사실적으로 풀어낸 영화다. 오는 22일 개봉한다.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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