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클 고양이들이 우화시집에서 뮤지컬로, 그리고 마침내 영화로 무대를 옮겼다. ‘캣츠’ 속 묘생(猫生)에 인간들의 모습이 투영되었지만 메시지에 비해 큰 울림을 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 ‘캣츠’는 동명의 뮤지컬 ‘캣츠’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킹스 스피치’(2010), ‘레미제라블’(2012), ‘대니쉬 걸’(2015)을 연출한 톰 후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제니퍼 허드슨이 그리자벨라, 테일러 스위프트가 봄발루리나, 이드리스 엘바가 맥캐버티, 프란체스카 헤이워드가 빅토리아, 주디 덴치가 듀터 러노미, 이안 맥켈런이 거스 역을 각각 맡아 앙상블을 이룬다.
집이 없는 고양이들, 우리나라로 치자면 길 고양이 정도로 해석될 젤리클 고양이들의 하룻밤을 그린 영화가 ‘캣츠’다. 이 하룻밤 동안 젤리클 고양이들은 ‘고양이 천국’으로 갈 단 한 마리의 고양이를 선택한다. 주된 선택은 듀터 러노미가 맡으며, ‘캣츠’는 그 한 마리의 고양이가 선택되기까지의 과정이다. 젤리클 무리를 떠났다가 우여곡절을 겪은 뒤 돌아온 그리자벨라는 공공의 적이 되지만, 인간에게 버림받고 무리에 합류한 빅토리아가 그의 영혼을 알아본다. 결국 그리자벨라는 빅토리아와 듀터 러노미의 도움으로 고양이 천국행 기구에 몸을 싣는다.
영화 ‘캣츠’ 포스터 사진=유니버설 픽처스
‘캣츠’는 워킹 타이틀과 유니버설 픽처스가 ‘레미제라블’에 이어 두 번째로 제작한 뮤지컬영화다. 이미 전작들을 통해 고전적 서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두각을 나타낸 톰 후퍼 감독이 진두지휘 했다는 점에서 신뢰도를 높인다. 이야기도 생각보다 복합적이다. 단순히 고양이 천국으로 가겠다는 목적보다 ‘어떻게’가 중요한 영화다. 고양이 천국에 갈 젤리클 고양이를 택할 수 있는 듀터 러노미는 “새로운 삶을 살 자격이 있는 자만 뽑으며, 영혼을 본다”고 말한다. 인간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젤리클 고양이들의 신구 교체나 화합도 ‘캣츠’의 주제다. 과거의 영광을 품고 살아가는 고양이와 이제 막 떠오르는 스타가 된 고양이는 힘을 합쳐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가고자 하고, 젤리클 고양이들은 존경할 만한 윗세대라면 진심을 다하여 존경한다. 묘생과 인생은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각기 자신만의 과거와 역사를 지녔고, 그리자벨라처럼 소외받은 이들에게는 누군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 이게 톰 후퍼 감독이 말한 용서와 관용, 그리고 친절이라는 테마다.
참 좋은 테마를 지닌 ‘캣츠’이지만 아쉬움도 크다. 우선 뮤지컬에서 느꼈던 감동을 그대로 느끼기가 어렵다. 무대에서 영상매체로 틀을 옮겨왔지만 그다지 영화적이지도, 그렇다고 뮤지컬스럽지도 않다. 영화라는 매체의 이점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젤리클 고양이들의 끊임없는 노래와 안무에도 불구하고 마치 그들을 관망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캣츠’의 대표 넘버 ‘메모리’도 별다른 감정을 주지는 못한다.
교훈이 담긴 테마인 만큼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다. 물론 억지로 교훈을 찾기 위해 애쓴다면 그 의미가 퇴색될 테지만 말이다. 24일 개봉.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