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 “얄밉다는 ‘산후조리원’ 시청 반응, 쾌재 불렀다” [MK★인터뷰①]

매경닷컴 MK스포츠 김나영 기자

정말 찰떡같은 캐릭터였다. 이 캐릭터를 박하선이 아니면 누가할까 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소화했다.

배우 박하선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산후조리원’을 통해 최고급 산후조리원 속 ‘여왕벌’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조은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다둥이 엄마인 만큼 육아에 빠삭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 산모들 사이에서 으스대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숨겨진 이면이 공개되면서 안타까움과 공감을 자아냈다.

‘산후조리원’은 회사에서는 최연소 임원, 병원에서는 최고령 산모 현진(엄지원 분)이 재난 같은 출산과 조난급 산후조리원 적응기를 거치며 조리원 동기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격정 출산 느와르다. 이와 관련해 박하선은 코로나19 확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종영인터뷰를 서면으로 진행했다.

배우 박하선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키이스트
배우 박하선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키이스트
▶다음은 박하선 일문일답. Q. ‘산후조리원’을 마친 소감 A. 인생 캐릭터를 만나 정말 행복한 한 달이었고, 조은정을 떠나보내기가 무척 아쉽다. 좋은 평을 많이 받은 작품이라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대본, 연출, 배우, 제작진 모두 완벽한 작품에 함께 해서 영광이었다. 너무 아쉬워서 시즌 2를 꼭 했으면 좋겠다. 함께 열광적으로 호흡하고 지지해준 시청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Q. 캐릭터 조은정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떤 점이었나 A. 우아하고 도도하면서도 웃기고 짠하고 귀엽고 슬프고. 여러 가지 매력과 인간적인 모습이 있는 정말 복합적이고 버라이어티한 캐릭터다. 이 정도로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연기할 수 있을지 몰랐다. 그래서 촬영하는 내내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 인생 캐릭터였다.

Q.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하거나,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A. 대본에 ‘풀메이크업에 진주 귀걸이를 한’이라는 지문이 있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인물로, 데뷔 이래 처음으로 꾸밀 수 있는 캐릭터였다. 조리원 복장 안에서 최대한 캐릭터 컨셉을 보여주기 위해 명품 스카프, 개인 소장 헤어밴드, 제가 썼던 아대, 수면양말, 내복 등을 사비로 구입해 활용했다. 그리고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느낌의 캐릭터여서 ‘나는 여왕벌이다’, ‘나는 최고다’ 생각하며 연기했다.

배우 박하선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키이스트
배우 박하선이 MK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키이스트
Q. 가장 기억에 남는 시청자 반응이 있다면? A. 초반에 ‘얄밉다’, ‘박하선이 저런 연기도 잘하네’라는 반응에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점점 후반으로 갈수록 ‘짠하다’, ‘공감 가서 미워할 수가 없다’라며 은정을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분들의 댓글을 보며 즐겁고, 감사했다.

Q. 명장면, 명대사를 꼽는다면 A. 매 장면들이 레전드이지만, 6화에서 베이비시터를 두고 현진과 경쟁하는 장면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바주카포가 강렬했다. 연기하면서도 카타르시스를 느낄 만큼, 이런 광기 어린 연기를 언제 또 해볼 수 있을까 하며, 그동안 봤던 모든 비이성적인 캐릭터들을 떠올리며 연기했다.

명대사는 마지막 8화에서 은정이 자책하는 현진에게 하는 ‘제일 중요한 건 결국 나예요’라는 말이 작품의 메시지이기도 해서 마음에 가장 와닿았다. 내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좋겠다. 모든 분들을 응원한다.

Q. 출산 경험이 있어서 특히 공감을 많이 했을 것 같다. 가장 공감한 신이 있다면? A. 극 초반 현진이의 출산 씬이 공감이 많이 갔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기대하고 고대하고 많이 상상해도 막상 눈앞에 있는 작은 생명체를 보면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 표현하기가 어렵다. 진짜 내가 낳은 아이인가 싶어 낯설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막상 양수에 붙어있는 아이를 처음 봤을 때는 예쁘다는 말이 안 나오는 경우도 있다. 모든 게 다 처음이었으니까. 그래서 저도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있는데, 대본에도 그렇게 쓰여있어서 너무 공감이 많이 갔다. 아이는 키우면서 점점 예뻐 보이고 모성애가 생기더라.

또 처음 산후조리원 수유실에 들어갔을 때 실제로 눈을 어디에다 둬야 할지 모르겠더라. 전 친구랑 목욕탕도 같이 가지 않는데 말이다(웃음). 모르는 사람들이 가슴을 내보이고 교류한다는 게 당황스럽기도 했고 기억에 남았다. 그런데 그 장면이 드라마를 통해서도 등장해서 너무 공감됐다.

드라마에서 ‘나만 쓰레기야, 나만 이래?’라는 대사가 있는데 저도 초보 엄마였고 잘 몰랐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더 짠했고 그런 은정이에게 ‘그렇게까지 애쓰지 않아도 되는데’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엄마는 아이의 옆에 있어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존재 자체로 좋은 엄마이고 귀중한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배우 박하선. 사진=키이스트
배우 박하선. 사진=키이스트
Q. ‘산후조리원’에 출연한 배우들 모두 열연을 펼쳤다. 현장은 어땠는지. A. 코로나19 시대라 잘 모이기 어려웠지만, 그래도 많이 친해졌다. 엄지원 언니는 물론이고, 특히 장혜진 언니랑 많이 친해졌는데, 언니도 4살 늦둥이 자녀가 있어서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었다. 언니는 굉장히 재미있고 편안한 분이셔서 마음이 잘 맞았다. 까꿍이 엄마 역의 김윤정 배우나 열무 엄마 최자혜 배우도 다 너무 좋았다. 다들 너무 바쁘기 때문에 바램이 있다면 시즌2로, 일로 다시 모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처음 사적인 만남을 한 적이 있었는데 처음부터 12시간을 같이 있었다. 밥 먹고 영화보고 술까지 마시면서 너무 오랜만에 행복감이란 걸 느꼈다. 대학생 때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코로나19 2.5단계 이전의 일입니다.)

Q. 엄지원이 연기한 오현진 캐릭터는 워킹맘이다. 현재 워킹맘이라서 더욱 공감이 됐을 것 같다. A. 예전에는 워킹맘으로서의 고충은 불안이었다. 임신 동안 쪄있던 살들이 다 빠질 수 있을까도 고민됐었고, 다시 돌아가면 내 자리가 있을까라는 생각, 내가 엄마인데 이런 생각을 해도 되나 싶기도 했다. 지금은 이런 생각들을 전혀 하지 않는다. 이 드라마를 하고 너무 뿌듯했던 게 제 딸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는 거였다. 드라마를 보던 딸이 ‘엄마 나 사랑해?’라고 묻길래, 깜짝 놀라서 왜 그러냐고 했더니 ‘사랑이는?’이라고 묻더라. 그래서 너무 귀여워서 딸에게 ‘사랑이랑 티비 속 엄마는 다 가짜야. 진짜 엄마는 우리 딸을 제일 사랑해’라고 말해 줬었다. 그러자 안심이 됐는지 그 다음부터는 드라마를 아주 재미있게 보더라. 또 택배 차에 갇힌 장면을 보고는 ‘내가 저 때 같이 있었어야 했는데’라며 엄마를 구해주겠다고 말해 너무 귀여웠다. 마지막 회도 같이 봤는데, 이제는 아이가 제 일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다. 예전에는 ‘엄마 가지마’ 하던 아이가 이제는 ‘엄마 잘 갔다 와, 사랑해’라고 말해준다. 그렇기에 지금은 워킹맘이 고충이라고 전혀 생각지 않는다.

너무 애쓰지 말고, 그 자체로 충분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완벽한 엄마가 좋은 엄마가 아니라, 행복한 엄마가 좋은 엄마다. 그래야 아이도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엄마이기 이전에 우리 모두 다 그 자체로 귀한 사람이고 여성이니까 자신을 좀더 소중하게 챙기셨으면 좋겠다.

배우 박하선. 사진=키이스트
배우 박하선. 사진=키이스트
Q. 다양한 엄마들이 존재했다. 가장 싱크로율이 높았던 캐릭터가 있다면? A. 저는 은정과 현진이 섞여있지 않나 싶다. 현진의 모습도 존재하지만, 은정이라는 인물에 훨씬 애착이 가기도 했다. 현진을 봤을 땐 옛날의 나를 보는 거 같았고, 한참 육아를 하는 동안에는 은정의 힘듦에 공감이 갔기 때문이다. 저랑 조금 더 맞는 인물은 아무래도 은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Q. 굉장히 현실적이게 그려낸 ‘산후조리원’. 남편 류수영의 감상평은? A. 너무 재미있으니까 많이 웃더라. 본인도 극 중 윤박 씨처럼 산후조리원에 실제로 자주 왔었다. 본인도 겪어 본 이야기들이라 그런지 더 재미있어했고, 특히 아빠들 이야기를 보면서 많이 공감했고, 실제로 ‘맞아. 밥 잘 안 줘’ 라며 공감하더라. / mkculture@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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