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강의 다리’…의미없는 전쟁과 헛된 명예 [김대호의 옛날영화]

무엇을 위한 전쟁인가. 진정한 군인의 명예는 무엇인가. 모두 헛된 욕망일 뿐이다.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굳건한 마음가짐도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이 인간이다.

<콰이강의 다리>는 나약하고 허무하기 짝이 없는 인간의 내면을 그리고 있다. 1957년 데이비드 린 감독의 <콰이강의 다리>는 우리에게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태평양 전쟁이 한창인 1943년 태국 밀림. 한 무리의 포로가 일본군 수용소로 잡혀 온다. 이들은 영국군 공병연대로 적군의 포로가 된 참담한 상황에서도 군기를 잃지 않고 휘파람으로 행진곡을 부른다. 유명한 ‘보기 대령 행진곡’이다.

이들을 이끄는 영국군 공병대장 니콜슨 중령(알렉 기네스)은 조국과 군인의 명예를 목숨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일본군 수용소장 사이토 대령(하야카와 세스수에)과 사사건건 부딪치지만 기개를 잃지 않는다.

포로 대장 니콜슨 중령과 수용소장 사이토 대령 사이엔 긴장감과 함께 군인으로서 묘한 동질감이 흐른다.
포로 대장 니콜슨 중령과 수용소장 사이토 대령 사이엔 긴장감과 함께 군인으로서 묘한 동질감이 흐른다.
마침 사이토 대령은 러일전쟁 승전 기념으로 콰이강에 다리를 건설할 것을 명령받고 그 임무를 영국군 포로들에게 부여한다. 니콜슨 중령은 포로로서가 아니라 군인의 자존심으로 다리 건설을 허락하고 그야말로 열성적으로 다리를 세운다. 포로 수용소를 탈출한 미국 해군 시어즈 소령(윌리엄 홀덴)은 교량 폭파 임무를 안고 다시 태국 밀림으로 향하는데....

드디어 교량 건설이 완공되고, 일본군 열차가 다리를 지나가는 찰나. 다리 폭파를 저지하는 니콜슨 중령과 폭파하려는 시어즈 소령 사이에 총격전이 오가고 시어즈 소령과 사이토 대령 모두 죽고 만다. 마지막 순간 총에 맞은 니콜슨 중령이 쓰러지면서 폭파 버튼을 누른다. 니콜슨 중령이 그토록 정성을 다해 만든 다리는 니콜슨 중령에 의해 산산이 부서지고 만다.

한 영국군 장교의 대사가 이 영화를 압축해 보여준다. “미쳤어. 다들 미쳤어.” 군인정신과 명예? 한낱 부역한 포로의 자기 합리화에 헛웃음만이 나올 뿐이다.

미국 아카데미에서 작품 감독 남우주연 각색 편집 음악 촬영 등 주요 7개 부문을 휩쓸었다.

[김대호 MK스포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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