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원의 210분이 증명한 ‘K-트로트’의 진화 [홍동희 시선]

한 아티스트의 단독 콘서트가 21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흔들림 없이 관객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선 하나의 ‘압도적인 예술적 성취’다.

지난 9일과 10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펼쳐진 ‘2025-2026 이찬원 콘서트 찬가: 찬란한 하루’ 서울 앵콜 공연이 바로 그랬다.

이찬원은 이 무대에서 단순한 전국투어의 종막을 알리는 것을 넘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가로서의 성숙함과 K-트로트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청사진을 완벽하게 제시했다.

이찬원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가로서의 성숙함과 K-트로트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청사진을 완벽하게 제시했다. / 사진=대박기획
이찬원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가로서의 성숙함과 K-트로트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청사진을 완벽하게 제시했다. / 사진=대박기획

이찬원의 현재를 제대로 읽어내기 위해서는 지난 10월 발매된 정규 2집 ‘찬란’이 거둔 성과를 먼저 짚어보아야 한다. 초동 판매량 61만 1,186장. 정규 1집 ‘원(ONE)’과 미니앨범 ‘브라이트;찬’에 이은 3연속 하프 밀리언셀러 달성은 그가 한국 트로트 씬에서 얼마나 독보적이고 안정적인 팬덤을 구축했는지 증명하는 지표다.

하지만 기자의 눈에 숫자보다 더 경이로운 것은 그가 보여준 ‘음악적 영토의 확장’이다. 로이킴이 작사하고 조영수가 작곡한 타이틀곡 ‘오늘은 왠지’는 트로트 가수로는 이례적인 팝 스타일의 컨트리 장르임에도 벅스 실시간 음원 차트 1위를 꿰찼다. 나아가 앨범에 수록된 12곡은 발라드, 유로댄스, 소프트 록, 재즈 등 놀라울 정도로 다채로운 장르를 아우른다. 이는 전통 트로트의 좁은 틀에 갇히지 않고, 동시대 대중음악의 감각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는 아티스트 이찬원의 선명하고도 영리한 의지다.

이찬원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가로서의 성숙함과 K-트로트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청사진을 완벽하게 제시했다. / 사진=대박기획
이찬원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가로서의 성숙함과 K-트로트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청사진을 완벽하게 제시했다. / 사진=대박기획

화려한 조명과 웅장한 밴드 사운드로 막을 올린 KSPO DOME의 무대는 이찬원이 가진 다양한 결을 드라마틱하게 펼쳐 보인 쇼케이스였다. ‘오늘은 왠지’와 ‘그댈 만나러 갑니다’로 경쾌하게 포문을 연 1부는 ‘연모’, ‘립스틱 짙게 바르고’ 등 묵직한 감성 곡들로 이어지며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어 2부에서는 ‘나의 오랜 여행’, ‘엄마의 봄날’ 등으로 서사를 쌓아 올렸고, 무반주로 선보인 ‘명자’, ‘18세 순이’, ‘칠갑산’은 아티스트의 탁월한 가창력 하나만으로 돔구장 전체를 숨죽이게 했다.

이찬원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가로서의 성숙함과 K-트로트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청사진을 완벽하게 제시했다. / 사진=대박기획
이찬원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가로서의 성숙함과 K-트로트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청사진을 완벽하게 제시했다. / 사진=대박기획

이번 공연의 백미는 단연 10곡의 메들리와 전통 악기 협연이 맞물린 절정의 순간이었다. 애절한 대금 연주와 어우러진 ‘어매’, ‘돌고 돌아가는 길’이 한국적인 한(恨)을 건드렸다면, 사물놀이패와 함께 꾸민 ‘쓰리랑’과 ‘진또배기’는 현장을 거대한 전통 축제의 한복판으로 이끌었다. 이는 그가 트렌디한 음악을 좇으면서도 결코 자신의 뿌리인 전통문화의 계승자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웅장한 예술적 선언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풍경은 객석의 스펙트럼이었다. 60대 이상의 전통 트로트 팬층부터 2030 젊은 리스너들까지, 서로 다른 세대가 하나의 응원봉을 흔들며 이찬원의 이름을 연호했다. 컨트리 팝과 재즈로 청년 세대의 귀를 잡아끌면서도, 깊이 있는 정통 트로트로 기성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힘.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대를 통합해 내는 이 대체 불가한 소통 능력이 바로 이찬원의 진짜 무기다.

이찬원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가로서의 성숙함과 K-트로트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청사진을 완벽하게 제시했다. / 사진=대박기획
이찬원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가로서의 성숙함과 K-트로트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청사진을 완벽하게 제시했다. / 사진=대박기획

최근 트로트 시장은 폭발적인 팽창기를 지나, 정체성 유지와 시대적 진화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고 있다. 이 과도기적 시점에서 이찬원은 이번 앵콜 콘서트를 통해 “다양성 속의 통일성”이라는 명쾌한 해답을 내놓았다. 장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면서도, 그 중심에는 늘 ‘인생을 노래하는’ 트로트 본연의 진정성을 굳건히 세워둔 것이다.

210분의 치열하고도 아름다웠던 대장정 끝에 마지막 곡 ‘시절인연(時節因緣)’이 울려 퍼질 때, 장내에는 세대를 초월한 짙은 여운이 내려앉았다. 화려한 기록이나 수식어를 걷어내고 보아도, 무대 위에서 관객과 교감할 때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가수. 이찬원이 진정성이라는 단단한 반석 위에 세워 올릴 K-트로트의 다음 챕터가 벌써부터 몹시 기다려진다.

이찬원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가로서의 성숙함과 K-트로트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청사진을 완벽하게 제시했다. / 사진=대박기획
이찬원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음악가로서의 성숙함과 K-트로트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청사진을 완벽하게 제시했다. / 사진=대박기획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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