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이 ‘4대째 의사 집안’을 자랑하다 최악의 생일을 맞이한 가운데, 공개 예정이었던 홍보 콘텐츠는 보류되고 광고계에서도 손절 움직임을 보이면서 역풍을 맞았다. 심지어 증조부의 친일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광복절(8·15)을 하루 앞둔 14일에는 언론 인터뷰까지 예정되면서 또 한 번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데뷔 후에도 꾸준히 ‘4대째 의사 가문’임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하영은 지난 7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도 이를 언급하며 눈길을 끌었다.
특히 그는 자신의 증조부에 대해 “당시 한양에서 서양 의학 전문 의원을 가장 먼저 여신 분 중 한 분이라고 들었다. 증조부께서 일본에서 의학을 공부하신 후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고 말하며 화제가 됐다.
방송 직후 SNS를 통해 이 같은 발언이 확산됐고, 그 과정에서 고종을 진료했다는 하영의 증조부가 친일 행적 논란에 휩싸였던 고(故) 안상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안상호의 친일 행적을 둘러싼 근거로 거론되는 기록 중 하나는 1918년 12월 10일 조선총독부 기관지 매일신보와의 인터뷰다. 안상호는 당시 ‘일선동화의 가정’(一鮮同化의 家庭)을 소개하는 기사에 등장했다.
여기에 윤치호, 유병필 등과 함께 일제강점기 친일단체로 지목되는 대정친목회의 평의원으로 참여했다는 기록도 있다. 또 이재명 의사(義士)의 공격으로 중상을 입은 이완용을 치료한 의사들 가운데 안상호가 포함됐다는 기록이 있다. 이완용은 치료 후 회복해 총리대신으로 복직했으며, 이후 1910년 8월 22일 일본과 한일병합조약을 조인했다. 해당 조약은 같은 달 29일 공포됐으며, 이를 계기로 대한제국의 국권이 상실되는 경술국치가 일어났다.
이 밖에도 1919년에는 고종이 덕수궁 함녕전에서 뇌출혈로 쓰러지자 안상호가 진료했으나 끝내 구하지 못했고, 이후 일본인의 사주로 고종에게 독약을 올렸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다만 해당 의혹은 뚜렷한 증거가 확인되지 않아 사실로 단정할 수 없다.
‘4대째 의사 집안’이 아닌 ‘친일파 집안’ 의혹까지 불거진 하영은 10일 “안상호가 증조부인 것은 맞다. 하지만 제기되고 있는 논란은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결국 소속사는 하영의 생일인 11일 앞선 입장을 뒤집고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 성급히 답변하여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역사적 사실과 한 인물의 이력을 대중에 전하는 일에 얼마나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지 이번 일을 통해 깊이 깨달았다”고 사과했다.
소속사의 사과에도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친일파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넷플릭스 역시 ‘이런 엿같은 사랑’ 관련 홍보 콘텐츠 공개를 보류한 상황이다. 정해인과 함께 넷플릭스 유튜브 채널 ‘홍보하러 온 건 맞는데’에 출연했던 하영은 “증조할아버지부터 의사를 하셨다. 양의학으로 한양에 개업을 처음 하신 의사라고 들었다”며 “할아버지, 아버지도 의사고, 언니는 내과 의사를 하고 있다. 가족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난 가능성도 없고 엄두도 안 냈다. ‘언니가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전한 바 있다.
해당 콘텐츠 2편은 지난 10일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하영의 증조부를 둘러싼 논란 이후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또 다른 유튜브 콘텐츠 ‘하지영’ 역시 이미 촬영을 마친 하영의 출연분과 관련해 공개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공개된 콘텐츠를 비공개로 전환한 곳도 있다. 하영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의류 브랜드 이스트엔드의 아티드 측은 하영이 지난해 촬영한 광고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비공개 사유는 별도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시점상 최근 불거진 증조부의 친일 행적 의혹과 관련된 조치로 추정된다.
모든 것이 ‘최악의 방향’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하영은 오는 8월 14일 ‘이런 엿같은 사랑’의 공식 인터뷰를 앞두고 있다. 대한민국이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기념하는 광복절을 하루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현재까지 일정에 변동은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하영이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취재진 앞에서 직접 입장을 밝힐지 관심이 쏠린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