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 아이돌’ 이웅평, 15억 보상금 한 푼도 쓰지 않은 이유 (‘꼬꼬무’)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가 미그기를 몰고 귀순한 이웅평의 삶과 그 이면의 상처를 조명했다.

지난 3일 방송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239회는 ‘기수를 자유로 돌려라!-북에서 온 이웅평’ 편으로 꾸며졌다. 온앤오프 효진과 가수 청하, 배우 윤유선이 리스너로 출연해 감시와 공포, 북한에 남은 가족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살았던 이웅평의 삶을 따라갔다.

북한 공군 대위였던 이웅평은 휴가 중 찾은 바닷가에서 남한의 라면 봉지를 발견했다. 봉지 뒷면의 ‘유통 과정에서 변질된 제품은 즉시 교환해 드립니다’라는 문구는 ‘남한은 소비자의 권리가 보장받는 사회’라는 사실을 일깨우며 그의 상식에 커다란 균열을 일으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가 미그기를 몰고 귀순한 이웅평의 삶과 그 이면의 상처를 조명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가 미그기를 몰고 귀순한 이웅평의 삶과 그 이면의 상처를 조명했다.

여기에 친척 문제로 아버지가 숙청당하면서 북한 체제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졌고, 그는 귀순을 결심한 그는 이후 목숨을 건 비행을 결심했다.

이웅평은 1983년 2월 25일 비행 훈련 도중 편대를 벗어나 레이더망을 피하는 초저공비행으로 남하했다. 수도권에 대공 경계경보가 발령되고 대한민국 공군 전투기가 출격하자 날개를 흔들어 귀순 의사를 표시했다. 이후 공군기의 유도를 받아 수원비행장에 착륙했다.

“북한의 비밀을 폭로하러 왔다”라며 귀순한 이웅평은 미그-19기와 북한 군사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정부에서 고급 아파트 78채를 살 수 있는 거액 15억 6000만원을 보상금으로 받았다. 이 뿐 아니라 같은 해 5월 대한민국 공군 소령으로 임관했다. 이웅평이 귀순하는 생생한 과정을 들은 청하는 “소름 돋는다”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귀순 후 이웅평은 한 해 900회가 넘는 안보 강연에 나섰으며, 150만명이 모인 대규모 행사에도 참석했다. 제작진은 당시 그의 인기를 오늘날의 BTS에 비견하며 ‘반공 아이돌’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북한의 암살과 독극물 테러 가능성을 경계해야 했고 국가기관의 감시도 받았다. 공군사관학교 교수의 딸 박선영 씨와 결혼한 뒤에는 아내가 신혼집에서 발견한 도청 장치를 직접 철거하고 보안사령관에게 항의하면서 감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웅평은 풍요로운 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탈북민 지원에도 앞장섰다. 1987년 청진의과대학 의사였던 김만철 씨 일가 11명이 표류 끝에 대만으로 이송되자 정부의 비밀 특사로 현지에 파견돼 이들의 대한민국 귀순을 설득했다.

귀순 군인과 전향한 간첩을 집으로 초대해 자신의 생활을 보여주기도 했다. 북한 주민과 군인들이 자유를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계절마다 가족사진을 촬영해 대북 전단에 싣기도 했다. 윤유선은 “굉장히 용감하다”라며 그의 행동에 감탄했다.

1997년 간경화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이웅평은 아내의 노력으로 당시 국내에서 드물었던 간 이식 수술을 받게 됐다. 그는 수술을 앞두고 “통일을 못 봤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수술 후 건강을 회복했지만,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갇힌 누나를 비롯한 가족의 비극을 전해 들은 뒤 심각한 죄책감에 시달렸다. 귀순 당시 받은 보상금도 통일 후 북한 가족을 위해 사용하겠다며 한 푼도 쓰지 않고 남겨뒀다고. 이후 다시 건강이 악화된 그는 2002년 5월 4일 세상을 떠났다. 윤유선은 “너무 허망한 죽음”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방송 말미 아내 박선영 씨는 “그가 사회에 조금이라도 도움과 울림을 주는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란다”라는 소회를 밝혔다.

‘꼬꼬무’는 세 명의 이야기꾼이 직접 공부한 사건을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일대일로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 20분 방송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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