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순종→최수종’이라는 별명을 가진 사극의 대가 최수종도 아내 하희라와 처음 함께하는 연극 무대에서는 대사 암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7일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481회에서는 4년 만에 프로그램에 돌아온 최수종·하희라 부부가 연극 ‘러브레터’를 준비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점심 도시락을 먹던 하희라가 “오빠, 대사 많이 외웠어?”라고 묻자 최수종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대사 얘기 하지 마”라고 답했다.
이를 지켜보던 박서진은 “고종→순종→최수종”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사극에서 왕 역할을 많이 맡았던 배우가 대사 암기에 고전한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이요원도 “진짜 그러네”라며 맞장구쳤다.
최수종과 하희라는 결혼 34년 차에 처음으로 함께 연극 무대에 오르게 됐다. 두 사람은 연습실에 가장 먼저 도착해 대사를 맞추며 공연 준비에 열중했다.
그러나 사극에서 수많은 긴 대사를 소화했던 최수종에게도 연극은 만만한 도전이 아니었다. 하희라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대사량이 많아 외우는 것부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하희라는 “기본이 다섯, 여섯 줄이고 일곱 줄이 넘어가는 것도 다반사”라며 한 줄 한 줄 대본 그대로 외워놓지 않으면 다음 대사가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몇 마디만 기억해서는 이어갈 수 없는 대사들이었다.
최수종도 집에서 대사를 연습하다가 중간에 막히는 일이 반복됐다. 대사가 끊어질 때마다 다시 연습해야 했고, 오랜 연기 경력에도 불구하고 부담감을 감추지 못했다.
은지원은 대사가 생각나지 않을 때 앞에서 알려주면 안 되느냐고 물었다. 이요원은 연극에서는 그렇게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은지원도 드라마는 실수하면 다시 촬영할 수 있지만 연극은 공연이 시작되면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를 이어가야 한다는 차이를 짚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하희라가 오히려 선배였다. 하희라는 2022년 초연과 2024년 재연에 이어 세 번째로 ‘러브레터’의 멜리사 역을 맡았다. 반면 최수종은 이번에 처음으로 앤디 역에 합류했다.
최수종이 처음부터 이 무대를 준비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하희라가 출연한 2022년과 2024년 공연을 모두 관람하면서 상대역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고 밝혔다. 결국 “4년 만에 옆자리를 꿰차게 됐다”며 아내와 함께 무대에 서게 된 과정을 전했다.
두 사람이 출연하는 ‘러브레터’는 어린 시절부터 노년까지 50여 년간 편지를 주고받은 앤디와 멜리사의 삶과 사랑을 그린 2인극이다. 지난 5일 서울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개막했으며 오는 12월 27일까지 공연된다.
객석에서 아내의 공연을 지켜보던 최수종이 이제는 직접 상대역을 맡았지만, 연습실에서는 긴 대사가 계속 걸림돌이었다. 대사를 맞추던 도중 최수종이 말을 잊어버리자 하희라가 날카로운 눈빛을 보내는 모습도 포착됐다. 최수종은 대사가 막히는 순간에도 다시 대본을 들여다보며 반복 연습을 이어갔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