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 블로커 이다현은 새 시즌을 앞두고 현대건설을 떠나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공백이 큰 흥국생명, 이다현은 “한 팀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다현은 지난 4월 FA(자유계약)로 흥국생명 이적을 확정했다. 김연경의 조언과 현역 시절 같은 포지션에서 활약했던 일본 국가대표 출신 요시하라 감독이 큰 영향을 미쳤다.
흥국생명 이적에 대해 이다현은 16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 청담에서 열린 2025-26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FA 이적을 두고 생각이 많았다. 그때 (김)연경 언니가 우리 팀에 오면 (실력이) 많이 늘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 말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시하라 감독의 지도법에는 놀라움을 표했다. 이다현은 “지금까지 프로 생활을 하면서 정말 좋은 감독님, 코치님들을 많이 만났는데 일본 감독님과는 처음 합을 맞춰본다. 디테일한 부분이 확실히 다르다. 이런 디테일로 인해 일본 배구가 저렇게 성장했나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팔의 각도, 상체의 각도에 대해 많이 신경 쓰신다. 공격할 때 90도로 때리는지, 누워서 때리는지에 따라 스파이크 타점이 크다. 또 점프할 때도 무릎의 각도 등 하나하나 수학처럼 알려주신다”라고 감탄했다.
이다현은 김연경의 은퇴 후 흥국생명에 합류했다. 은퇴와 이적이 맞물린 만큼, 이다현은 ‘김연경의 대체자’라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그는 “연경 언니의 공백은 제가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 같냐는 질문을 이미 많이 받고 있다. 제 답은 ‘아니’라고 하고 싶다. 언니가 갖고 있는 기량은 저와 다르다”라며 “우리 팀은 이번 시즌 한 팀으로서 뭉치고 있다. 조직력 좋은 배구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프로 생활을 하면서 처음 이적했다. 제가 책임져야 할 상황이 많다. 전술적인 비중 또한 크다. 지금은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라고 했다. 새 동료들과의 호흡을 두고는 “6년 동안 (김)다인(현대건설) 언니와 함께했다. 새로운 세터와 한다는 것에 물음표가 있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제가 증명해야 한다. 더 좋은 공격을 하기 위해 제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라고 다짐했다.
김연경이 떠난 여자배구, 흥행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뒤따르고 있다. 김연경은 최근 MBC 배구 예능 프로그램 ‘신인 감독 김연경’에서 필승 원더독스를 이끌며 은퇴 후에도 배구 흥행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다현은 선배 김연경의 노력을 후배들도 함께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경 언니는 정말 배구밖에 모른다”라며 “지금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는 것도 배구의 흥행 때문이다. 언니가 가장 열심히 흥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 후배들이 같은 생각을 두고 깊게 고민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다. 같은 배구인으로서, 현역 선수로서 좋은 경기력과 좋은 성적으로 팬들께 보여드려야 한다”라고 각오했다.
한편, 이다현은 친정팀 현대건설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현대건설의 예상 순위를 묻자 “우리 걱정하기 바쁘다. 이번 시즌을 정말로 예상하기 힘들다. 평준화가 됐다”라고 말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에 대해서는 “‘전남친’ 같다고 말했다. 이제는 상대 팀 감독님이다. 연락은 많이 드리지 않았지만, 뵙고 인사도 드리고, 인사도 받아주셨다. 워낙 친한 사이”라며 웃었다.
[청담=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