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상상하는 이정효 감독의 꿈 “지도자 시작할 때부터 이런 순간 예상”···“한국 지도자 향한 편견 계속 깨 나아갈 것” [MK인터뷰]

“언젠간 국외로 나가서 한국 지도자들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 나는 지금도 그런 편견을 조금씩 깨고 있다.”

광주 FC 이정효 감독은 꿈을 향해 나아간다.

2024년 9월 17일. 광주가 창단 첫 아시아 클럽대항전에 나섰던 날이다. 광주는 이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와의 홈경기에서 7-3으로 대승했다.

광주 FC 이정효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광주 FC 이정효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광주 FC 선수단이 사우디아라비아 출국에 앞서 팬들과 함께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근승 기자
광주 FC 선수단이 사우디아라비아 출국에 앞서 팬들과 함께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근승 기자
광주 FC가 결전의 땅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 FC가 결전의 땅 사우디아라비아로 향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에 대한 정보가 적어 분석이 부족했을 것’이란 의심쩍은 반응이 있었다.

광주는 결과로 증명하며 나아갔다.

광주는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 원정에서 1-0 승리를 거뒀고, ‘K리그 킬러’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을 3-1로 제압했다.

광주는 돌풍을 이어가며 ACLE 16강에 올랐다. 한국 팀 중 유일한 16강 진출이었다.

16강전에선 ‘기적의 드라마’를 썼다.

광주의 16강전 상대는 일본 J1리그 3연패에 도전 중인 비셀 고베였다. 광주는 고베와의 리그 스테이지 맞대결에서 0-2로 졌다. 원정에서 치른 16강 1차전에서도 0-2로 패했다.

‘모두가 광주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라고 했다.

광주 FC는 ACLE 16강전에서 일본 최고의 팀 비셀 고베에 대역전승을 거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 FC는 ACLE 16강전에서 일본 최고의 팀 비셀 고베에 대역전승을 거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는 3월 1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고베와의 ACLE 16강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 3-0으로 완승했다. 광주는 16강 1, 2차전 합계 3-2 대역전 드라마를 써내며 8강으로 향했다.

광주의 8강전 상대는 사우디아라비아 최강 팀 알 힐랄이다.

알 힐랄은 사우디 프로페셔널 리그 우승 19회(최다우승), ACL(ACLE의 전신) 우승 4회(최다우승)를 기록 중인 팀이다.

알 힐랄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던 스트라이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A매치 56경기를 소화 중인 후벵 네베스, 이탈리아 세리에 A 최고의 미드필더로 손꼽혔던 세르비아 국가대표 출신 세르게이 밀린코비치 사비치, 김민재 이전 SSC 나폴리(이탈리아) 핵심 수비수였던 칼리드 쿨리발리, 2022 카타르 월드컵 최고의 수문장 야신 부누 등 슈퍼스타도 즐비하다.

알 힐랄은 아시아 최고의 팀으로 꼽힌다. 사진=AFPBBNews=News1
알 힐랄은 아시아 최고의 팀으로 꼽힌다. 사진=AFPBBNews=News1
광주 FC 선수들이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근승 기자
광주 FC 선수들이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이근승 기자

이 감독은 “우리가 조직력에선 알 힐랄에 앞선다”며 “축구에서 개인 역량이 필요한 건 맞지만 전부는 아니”라고 힘줘 말했다.

‘우리는 불가능의 반대말이다.’

광주가 또 한 번 증명하고자 한다.

이 감독이 4월 20일 사우디아라비아 출국 전 취재진과 나눈 이야기다.

광주 FC 이정효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광주 FC 이정효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Q. 많은 팬이 광주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왔다. 인천공항에 들어선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나.

항상 감사하다. 우리가 계속 나아갈 수 있는 건 팬들의 사랑이 있어서다. 경기장에 찾아와 주시는 분들, 이렇게 인천공항까지 와서 힘을 불어넣어 주시는 분들, 모든 분께 정말 감사하다. 팬들이 전하는 에너지가 나와 우리 선수들에게 전달된다. 그 힘을 받아서 우리가 계속 나아가는 것 같다.

Q. 이제 ACLE 8강전이다. ‘감독 이정효’는 지금 어떤 심정인가.

특별한 감정은 없다. 19일 FC 서울 원정을 마치고부터 알 힐랄 분석에 들어갔다. 항상 경기가 끝나면 현실에 부딪히는 것 같다.

Q. 현역 시절 ACL 준결승에 올라 사우디 원정에 나섰던 적이 있다. 당시엔 알 이티하드를 상대했다. 그때의 감정과 비교하면 어떤가.

그땐 분석의 개념이 지금과 많이 달랐다. 선수들이 ‘무모하게 이길 수 있겠지’란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서 덤볐었다. 나도 ‘하면 되겠지’란 생각을 했었다. 지금은 아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안다. 상대를 철저히 파악하고 경기에 나설 거다. 우리 선수들에게 방법을 가르쳐줄 것이다. 그때보단 좀 낫지 않을까 싶다.

광주 FC 이정효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광주 FC 이정효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Q. “선수들에게 큰 꿈을 심어주고 싶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지도자 이정효도 꿈이 있지 않나. 처음 지도자를 시작했을 때 이런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나.

했다. 나는 항상 상상한다. 내가 더 성장하면, 언젠간 국외로 나가서 한국 지도자들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다. 나는 지금도 그런 편견을 조금씩 깨고 있다. 지도자를 꿈꾸는 많은 이가 나를 보면서 꿈꾸는 것 같다. 나는 잘하고 있다고 본다.

Q. 선수들이 “광주가 K리그에 미치는 영향력이 예전보다 커진 것 같다”고 한다. 이정효 감독도 이를 느끼나.

느낀다. 많은 팀이 우리를 분석한다. 우리 경기를 보면서 많은 영감을 얻는 듯하다. 경기를 해보면 안다. 우리 축구에 대응하는 걸 보면, 많은 관심을 가지고서 보고 있지 않나 싶다. 그러면서 전술, 전략적으로 아주 좋아진 듯하다.

Q. 출국 전 선수들에게 전한 메시지가 있나.

내가 인천공항에 늦게 왔다(웃음). 어제(19일) 서울전을 마치고서도 그렇고 매번 얘기한다. 선수들에게 “매일 성장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더 성장해야 더 좋은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나는 우리 선수들이 유럽처럼 큰 무대로 나아가길 바란다. 선수들이 더 노력해서 좋은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다. 내가 이런 얘기를 많이 하므로 우리 선수들은 잘 알 것이다.

알 힐랄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리그뿐 아니라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최다우승을 자랑하는 팀이다. 사진=AFPBBNews=News1
알 힐랄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페셔널리그뿐 아니라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최다우승을 자랑하는 팀이다. 사진=AFPBBNews=News1
알 힐랄은 지난 시즌 리그 무패우승을 달성했다. 알 힐랄의 68번째 우승이었다. 사진=AFPBBNews=News1
알 힐랄은 지난 시즌 리그 무패우승을 달성했다. 알 힐랄의 68번째 우승이었다. 사진=AFPBBNews=News1

Q. 지금까진 ACLE에서 동아시아 클럽만 상대했다. 서아시아 클럽은 처음 상대한다. 알 힐랄이 동아시아 클럽과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가.

우리가 조직력에선 알 힐랄에 앞선다. 축구에서 개인 역량이 필요한 건 맞다. 하지만, 전부는 아니다. 축구는 단체 스포츠다. 우리도 (승리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Q. 알 힐랄 조르제 제수스 감독과의 지략 대결도 관심이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알 힐랄을 이길 수 있을까’만 생각하고 있다. 제수스 감독을 처음 봤을 땐 ‘어떻게 하면 저 감독을 볼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이는 과거다. 지금은 한 경기 한 경기 이겨서 결승에 올라갈 방법만 생각한다.

알 힐랄 제수스 감독. 사진=AFPBBNews=News1
알 힐랄 제수스 감독. 사진=AFPBBNews=News1

Q. 사우디에 도착해서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준비할 계획인가.

나는 이길 방법을 찾을 거다. 선수들은 회복에 초점을 맞추면 된다. 내가 선수들에게 방법을 가르쳐주면, 선수들은 짧은 기간 우리가 해왔던 대로 준비하면 된다. 늘 그래왔듯이 우리 축구를 할 거다. 상대가 알 힐랄이라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골을 넣을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찾겠다.

[영종도=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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