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한국 축국구가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9~10차전을 앞두고 국가대표 선수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과 사명감을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9~10차전 이라크, 쿠웨이트전에 나설 26인 명단을 발표했다.
발 부상으로 소속팀에서 이탈한 손흥민이 명단에 올랐고, 최근 소속팀 주전 경쟁에 밀린 이강인, 황희찬 또한 함께 포함됐다. 수비의 핵심 김민재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아킬레스건 부상 회복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배준호, 엄지성, 양민혁 등 대표팀 내 유망주들 또한 제외됐다. 세 선수는 지난 3일 소속팀 일정을 마친 뒤 한 달 동안 휴식기를 가졌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하는 중요한 일정만큼 경기력을 최우선 평가 기준으로 두고 이번 명단을 발탁했다. 세 선수를 대신해서는 K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전진우, 문선민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6월 일정에 뽑힌 총 26인에는 주축 손흥민, 이강인, 황인범, 이재성 등 해외파가 14명, 전진우, 문선민을 비롯한 조현우, 김주성, 이태석 등 국내파가 12명이 소집됐다.
홍명보 감독은 “6월 일정은 중요한 경기다. 최근까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한 선수를 우선 순위에 올려놨다. 일부 해외파들이 시즌을 마치고 휴식기를 갖고 있어 선수 선발에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경기력적인 측면에 많은 부분을 고려해 선수를 뽑았다”라고 말했다.
■ 다음은 홍명보 감독의 6월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 일문일답.
- 중동 밀집수비에 그동안 고전했다. 전술 변화가 있는지.
분명 밀집수비를 파훼하는 방법이 있다.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지난해 9, 10, 11월과 지난 3월 모두 부족함을 느꼈다. 보완하고자 노력 중이다. 이라크전 어떤 양상으로 경기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꾸준히 해왔던 게임 모델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적으로 많은 여유가 없다. 영상 미팅을 통해 공유할 예정이다. 우리가 극복해야 하는 부분이다.
- 손흥민 발탁에 있어서 여러 고민이 있었을 것 같은데.
사생활과 관련해서 드릴 말씀은 없다. 우승 후 손흥민과 소통했었다. (발 부상과 관련해) 경기에 나서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전달받았다.
- 이강인과 황희찬이 발탁됐다. 소속팀에서 출전이 많지 않은 상황인데.
출전 시간은 선수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대표팀은 그 이상의 것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전체적으로 조합을 판단했다. 수학적으로 몇 시간 이상 뛰면 선발이고, 몇 시간 나서지 못하며 선발이 아니라는 규정이 있으면, 기준을 잡기 더 쉽겠지만, 두 선수가 어려운 시기에도 팀의 중요한 시기에 해줄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 전진우 발탁 배경을 설명해 줄 수 있는지.
지금 K리그 최다 득점자다. 득점 외에도 플레이에 자신감이 넘치더라. 시즌 초반에는 측면 지역에서 1대1 돌파를 즐겨 했는데, 요즘에는 상대 박스 안에서도 자신감을 보여주더라. 이렇게 자신감 있게 자신의 플레이를 이어가는 것이 우리 팀에 도움이 될 것 같다.
- 기존 최전방 자리에 3명의 선수를 뽑았는데, 이번 일정에는 주민규가 빠졌다. 이유가 있는지.
주민규 선수의 활약이 좋지 않아서 뺀 것이 아니다. 직전 경기에서도 골을 넣었고, 꾸준히 득점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이번 경기에서는 상대 약점을 파고들기 위해서는 속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오현규, 오세훈 외에도 손흥민, 황희찬 등이 해당 역할을 맡을 수 있다. 그래서 주민규를 이번 명단에서 제외하게 됐다.
- 손흥민의 몸 상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지.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했는데, 어떤 의미가 될 것 같은지.
손흥민은 늘 개인 기록을 최고였지만, 팀 성적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첫 커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축하한다. 선수가 긴 시간 동안 한 시즌을 소화하며, 가장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우승이라 생각한다. 팀의 주장으로서 우승을 이끈 것은 한국축구에도 자랑스러운 일이다. 대표팀에서도 그 기운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발 부상의 경우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20분 정도 뛰었고, 직전 리그 경기에서는 결장했다. 코치진과 소통했을 때 큰 문제가 없다고 들었다. 경기 상황, 선수의 몸 상태 및 컨디션을 고려해 팀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겠다.
- 북중미 월드컵 7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있다. 본선까지 1년 정도 남았는데, 청사진을 그려놓았는가.
제 머릿속에는 충분히 담겨있고, 계획 중이다. 우리는 아직 본선행이 확정되지 않았다. 우리가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뒤 말씀드려도 괜찮을 것 같다. 경기에 더 집중해야 한다.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이 우선이다.
- 선수마다 이번 일정과 대표팀에 대한 생각이 다를 것이다. 동기부여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은데.
앞으로 우리가 장기적으로 대표팀을 바라봐야 한다. 지금을 넘어 미래의 대표팀까지 생각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굉장히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고, 좋은 재능으로 유럽 무대로 이적해 여러 무대에서 활약 중이다. 하지만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팀 스포츠에 무엇이 필요한지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더 잘 알 것이다. 항상 팀적인 부분을 먼저 생각하고자 한다. 개인 능력과 함께 한 팀으로 응집하는 힘까지 더해진다면 한국축구의 위상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애국심까지 강조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한국축구의 대표 선수로 뽑힐 때는 그만한 마음가짐을 갖는 것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 팀은 그런 부분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선수마다 편차가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이런 부분을 더 강화해서 팀 스포츠가 갖고 있는 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우리 팀이 다시 강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 3선 미드필더 포지션에 늘 고민이 많았다. 이번에도 일부 변화가 있는데.
계속해서 황인범, 박용우 조합으로 경기를 치러왔다. 현재 두 선수는 경고 누적 징계가 걸려있다. 다음 경기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원두재, 박진섭 두 선수의 스타일은 다소 다르다. 어떤 선수를 기용할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계속해서 황인범 자리와 역할을 맡을 선수를 찾았다. 김진규가 그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부터 지켜봤었는데, 다소 정체됐다고 평가했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해당 포지션에는 많은 경쟁이 필요할 것 같다. 대표팀은 항상 경쟁 체제다. 다음 일정에서 또 달라질 수 있다. 3선에는 조금 더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를 뽑았다.
- 대표팀의 완성도에 대해 물어보고 싶다. 지금 어느 정도라고 평가하고 있는지.
100% 완성됐다고 말할 수 없다. 물론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지난 3월 우리가 결과를 내지 못해서 아쉬운 부분이 크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조금씩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가지면서 긍정적인 부분이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월드컵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아직 가늠하기 힘들다. 물론, 제 머릿속에는 지난 경험을 토대로 방법을 만들어가고 있으나, 그 부분을 만들기까지는 아직 부족함이 있다. 그래서 코칭스태프가 더 나아지기 위해 매일 연구하고 있다. 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았지만, 후보군에 있는 선수들도 항상 열정을 보여주면 좋겠다. 우리가 발탁 여부를 두고 고민할 수 있을 정도로 선수 구성이 풍성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이라크 원정길이 쉽지 않을 것 같다. 2007년부터 여행금지국이다. 여러 준비를 많이 하고 있을 것 같은데.
이라크는 강팀이다. 우리가 아직 중동에서 패배하지 않았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항상 어려운 경기를 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에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번 원정에 축구협회가 많은 도움을 줬다. 선수들 이동이 편안할 수 있도록 전세기를 이용하게 해줬다. 감사한 부분이다. 날씨가 굉장히 무더울 것이라고 예상한다.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분과 컨디션 관리가 잘 이뤄져야 할 것 같다. 상황에 따라 잘 대처하는 것이 하나의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만족할 만큼 시간이 주어지지 않지만, 최대한 잘 활용해야 할 것 같다. 최근 이라크는 감독도 바뀌었고, 어떤 선수가 합류할지 모르겠다.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역시 잘 대비해야 할 것 같다.
[축구회관(신문로)=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