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달부터 이어졌던 주장 교체 논란에 직접 마침표를 찍었다.
대표팀 주장 교체는 지난달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화두에 올랐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계속해서 생각하고 있다. 팀과 개인 모두를 위해서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 중요한 시점이다”라며 “당장 주장 교체에 대해 결정하지 않았다. 팀을 위해 고민하겠다. 정해진 부분은 없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7년 동안 A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최장수 캡틴’이다. 2018년 9월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 체제부터 지금까지 주장을 맡고 있다. 여전히 건재한 활약을 보여주며 주장은 물론 에이스 역할까지 겸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의 미래를 고려하면 다음 주장에 대해 생각할 시기이기도 하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올해 만 33세다. 황혼기를 앞둔 시점이다.
손흥민이 주장직을 내려놓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홍명보 감독은 현역 시절 2002년 33살의 나이에 대표팀 은퇴와 함께 주장에서 물러났고, 직전 주장인 기성용도 2019년 30살의 나이에 대표팀 은퇴와 함께 손흥민에게 완장을 물려줬다. 두 사람과 달리 손흥민은 여전히 현역으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홍명보 감독, 기성용은 대표팀 은퇴와 함께 주장을 내려놨지만, 손흥민의 경우 주장의 부담을 내려놓고 에이스로서 공격에 더 몰두할 수도 있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의 미래 세대 준비를 염두에 두고 ‘주장 교체’에 대한 답을 내놓았지만,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다. 오히려 팬들의 반발만 샀다.
이후 손흥민은 9월 A매치에서 흔들리지 않고 제 역할을 이어갔다. 주장 완장을 차고 9월 A매치 원정 2연전에서 미국, 멕시코를 상대로 연달아 득점포를 가동했다. 멕시코전에서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하며 차범근 전 감독, 홍명보 감독과 함께 A매치 최다 출전 타이까지 이뤘다. 그 외에도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이끌며 리더십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졌던 ‘주장 교체 논란’은 결국 홍명보 감독이 직접 종지부를 찍었다. 2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10월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홍명보 감독은 “주장직은 감독이 팀을 보면서 결정하는 자리다. 한 사람이 팀의 모든 역할을 책임질 수는 없다.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도와주느냐도 중요하다. 현재 대표팀에는 모두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로 손흥민은 팀 안에서 주장 역할을 잘 수행해주고 있다”라며 주장 교체 없이 손흥민이 계속해서 완장을 찰 것을 암시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세계 최고의 리그(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다. 능력과 실력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지금도 굉장히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한국에 들어올 것이다”라고 다가올 10월 A매치 활약을 기대했다.
한편,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내달 6일 소집해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과 첫 번째 평가전을 치른 뒤 14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파라과이와 두 번째 평가전을 소화한다. 월드컵 조 편성을 위해서는 최대한 FIFA랭킹을 끌어올려야 한다. 목표는 포트2 진입이다. 브라질, 파라과이에 이어 11월 A매치 일정까지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포트2 안착이 수월해 진다.
[축구회관(신문로)=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