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니 치리노스(LG 트윈스)가 건재함을 과시하며 사령탑의 기대에 완벽 부응했다.
치리노스는 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25 프로야구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에 LG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현재 LG의 기세는 한풀 꺾인 상태다. 정규리그 1위(85승 3무 56패)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1~2차전을 8-2, 13-5 승리로 가져왔지만, 불펜진의 부진 속에 3차전에서 3-7로 패한 까닭이다. 이들은 이날 경기를 통해 다시 상승세를 타고자 한다.
이런 상황에서 LG는 선발투수로 치리노스를 선택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LG와 손을 잡은 치리노스는 땅볼 유도가 강점인 우완투수다. 다소 부진할 때도 있었지만, 올해 30경기(177이닝)에서 13승 6패 평균자책점 3.31을 올리며 선발진을 지켰다. 한화 상대 기억도 좋았다. 세 차례 만나 1승 1패 평균자책점 1.40으로 짠물투를 펼쳤다.
당초 치리노스는 2차전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옆구리 담 증세로 미뤄졌다. 다행히 최근 완벽히 회복했고, 이날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서게됐다.
3차전에서 불펜진 소모가 컸던 LG였기에 치리노스의 임무는 매우 막중했다. 경기 전 만난 염경엽 감독은 키포인트로 “치리노스가 (상대 선발투수 라이언 와이스와의) 선발 싸움이 잘 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치리노스는 초반부터 무난한 컨디션을 과시했다. 1회말 손아섭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으나, 루이스 리베라토(삼진), 문현빈(좌익수 플라이), 노시환(낫아웃)을 돌려세웠다. 2회말에는 채은성(유격수 땅볼), 이진영(3루수 직선타)을 잡아낸 뒤 하주석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최재훈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3회말에도 깔끔했다. 심우준을 삼진으로 묶었다. 손아섭에게는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허용했으나, 리베라토(유격수 직선타), 문현빈(삼진)을 잠재웠다.
첫 실점은 4회말에 나왔다. 노시환의 우전 2루타와 채은성의 사구, 황영묵의 희생 번트로 연결된 1사 2, 3루에서 하주석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그 사이 노시환이 홈을 밟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최재훈을 2루수 땅볼로 요리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5회말에도 위태위태했다.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볼넷을 범했다. 이후 손아섭을 1루수 땅볼로 이끌었으나, 리베라토의 투수 땅볼로 2사 2루에 몰렸다. 다행히 문현빈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없이 이닝을 끝냈다.
다행히 6회말 들어서는 안정을 찾았다. 노시환, 채은성을 중견수 플라이, 우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웠다. 김태연에게는 사구를 범했지만, 하주석을 1루수 땅볼로 묶으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6이닝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 총 투구 수는 99구였다. 투심(55구)과 더불어 포크(21구), 스위퍼(20구), 패스트볼(3구)을 구사했으며, 투심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측정됐다.
단 치리노스의 이런 역투에도 LG는 7회말이 흘러가는 현재 한화에 0-1로 끌려가고 있다. 타선이 상대 선발투수 와이스에게 3안타 무득점으로 꽁꽁 묶인 것이 주된 원인이다. 치리노스의 뒤를 이어 장현식이 마운드에 올랐다.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