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기적같은 역전 드라마였다. 패색이 짙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그 결과 통합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놨다. LG 트윈스의 이야기다. 사령탑도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3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김경문 감독의 한화 이글스에 짜릿한 7-4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만든 LG는 통합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정규리그 1위(85승 3무 56패)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1차전과 2차전을 8-2, 13-5로 잡아낸 이들은 3차전에서 3-7로 무릎을 꿇었지만, 이날 그 아쉬움을 털어내며 정상 탈환의 가능성을 높였다. 1승만 더할 경우 지난 2023년 이후 2년 만이자 통산 네 번째(1990, 1994, 2023) 통합우승의 위업을 달성하게 된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LG는 8회말까지 한화에 1-4로 끌려갔다. 하지만 9회초 들어 기적이 일어났다. 박동원의 2점포와 김현수의 2타점 적시타, 문보경의 1타점 적시 2루타, 오스틴 딘의 1타점 적시타로 6득점하며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단연 결승타의 주인공 김현수(5타수 3안타 3타점)가 빛난 경기였다. 이 밖에 박동원(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문보경(5타수 3안타 1타점)도 뒤를 든든히 받쳤다.

투수진의 역투도 돋보였다. 선발투수 요니 치리노스는 99개의 공을 뿌리며 6이닝을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냈다. 이어 장현식(0.2이닝 2실점 1자책점)-박명근(0.2이닝 1실점)-이정용(0.2이닝 무실점)-유영찬(1이닝 무실점)도 실점을 최소화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이런 게임을 하네”라며 환하게 웃은 뒤 “승리조를 아낀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다음은 염 감독과의 일문일답.

Q. 총평해 주신다면.

- 이런 게임을 하네. 9회초 (박)동원이 투런 홈런으로 역전 흐름이 만들어졌다. 2사 후 가장 중요한 찬스가 왔는데, 우리 팀 기둥인 현수가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역전타를 쳐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유)영찬이가 (전날) 흔들려서 1점으로 불안했는데, (문)보경이, 오스틴이 추가 타점을 올리면서 여유를 만들어줬다.

치리노스는 선발로서 자기 역할 다했다. 영찬이도 어제 어려움 극복하고 안정된 모습으로 세이브 올렸다. 남은 시리즈에도 좋은 영향 미칠 것 같다. 가장 큰 수확은 승리조 아꼈다는 점이다. 많이 지쳐있었다. (4차전 후) 남아 있는 경기들에서 이길 수 있는 확률 높다 생각해 승리조 아꼈는데, 야수들이 집중력 발휘해 승리 만들어 준 점 정말 칭찬하고 싶다.

또한 타선을 당겼는데, 마지막 빅이닝을 만들 수 있는 연결고리 타선이 됐다. 선수들 모두 본인 역할들을 잘해준 것을 칭찬하고 싶다. 정말 어려운 경기였는데, 3안타 3타점을 쳐준 현수가 역전승을 만들어줬다. 승리조 아낀 것이 가장 큰 수확 같다.

Q. 7회말 장현식 등판도 비슷한 맥락이었나.

- 그렇다. 동점만 됐어도 승리조 썼을텐데 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지고 있는 자원으로 막으려 했다. 추가 실점 하면서 생각했던 대로는 안 됐다. 그래도 야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해 감독을 도와줬다. 더 좋은 쪽으로, 감독 생각대로 (필승조를) 쓸 수 있는 환경이 됐다.

Q. 2023년과 지금을 비교한다면.

- 오늘이 더 짜릿하다. 5, 6, 7차전 승부할 수 있는 카드를 만드느냐, 승리조를 쏟아부어야 하나 갈등을 많이 했다. 승리조를 써서 지면 내일(5차전)은 물론 6~7차전까지 영향이 있었다. 한국시리즈였기에 7경기에서 4승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 선택을 야수들이 좋은 쪽으로 풀어줬다. 야수들이 추후 경기 하는데 있어 플러스 요인을 만들어줬다.

Q. 언제 해볼만 하다 생각하셨는지.

- 동원이 홈런이 나왔다. (마운드에 있던 상대 마무리 투수) (김)서현이가 약간 흔들리는 모습이 보였다. 출루가 가능하겠다 싶었다. 동점까지만 간다면 승리조 아껴놨으니 승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역전이 됐다. 경기가 마지막에 생각대로 잘 풀렸다.

Q. 5차전에서 이기면 우승이다. 총력전인가.

- 총력전 한다 해도 쓸 수 있는 카드가 한정돼 있다. 내일 (선발투수로) 앤더스 톨허스트가 나간다. 승리조들도 휴식 취했다. (송)승기, (김)진성, (함)덕주, 영찬이가 자기 이닝들을 책임질 수 있는 컨디션을 가지고 있다. 그게 우리에게는 큰 것 같다.

Q. 부진했지만, 9회초 행운의 적시타를 친 오스틴은 어떻게 기용하실 생각이신지.

- 내일 5번 지명타자 그대로 나간다. 행운의 안타가 묶여있던 실타래를 풀어준다. 기대해 볼 생각이다.

Q. 오스틴이 8회 2사 1, 2루에서는 김서현에게 2루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답답하지 않으셨는지.

- 마지막 (9회) 안타 못 쳤으면 사실 (5차전에) (문)성주가 선발이었다. 머리에는 성주가 들어와 있었다. 시합하면서 성주냐, (천)성호냐 타격 코치와 협의해 볼 생각이었다. 행운의 안타가 나와 오스틴을 쓸 생각이다.

Q. 치리노스 투구는 어떻게 보셨는지.

- 충분히 자기 역할했다. 담 증세가 있어 사실 초반 안 좋으면 (임)찬규를 쓰려고 준비해놨었다. 이닝 가면서 본인 구위를 찾아 찬규를 스탑시켰다. 2~3회에는 어떻게 될 줄 몰라 임찬규를 준비시켰다.

Q. 내일 세이브 상황이 오면 유영찬이 3연투 하는지.

- 네. 3연투 한다.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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