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동료들을 만난 것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LG 트윈스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탠 앤더스 톨허스트가 환하게 웃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10월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김경문 감독의 한화 이글스를 4-1로 제압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 1패를 만든 LG는 정상에 서게 됐다. 정규리그 1위(85승 3무 56패)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1~2차전을 8-2, 13-5 승리로 가져왔다. 이후 3차전에서는 3-7로 무릎을 꿇었지만, 4차전 7-4 역전승에 이어 이날도 승전보를 써내며 통합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LG가 통합우승을 차지한 것은 지난 2023년 이후 2년 만이자 통산 네 번째(1990, 1994, 2023, 2025)다.
선발투수로 나선 톨허스트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한화 타선을 꽁꽁 묶으며 LG 승리에 앞장섰다.
최종 성적은 7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 총 투구 수는 97구였으며, 패스트볼(46구)과 더불어 커터(21구), 커브(15구), 포크(14구), 슬라이더(1구)를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4km까지 측정됐다. 승리투수는 물론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의 영예까지 따라왔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톨허스트가 6회까지 던지고 힘들다 했는데, 내가 모자 벗고 무릎 꿇었다. 올해 더 이상 안 쓰겠다, 1회만 더 가자 했다. 지금 불펜보다는 구위가 좋다 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면서 무릎 꿇었다. 톨허스트가 흔쾌히 하겠다 이야기했다. 고맙게 생각한다”며 “톨허스트 6회까지 던지는 것 봤을 때 힘 빠졌다, 힘들다 했지만, (함)덕주나 (김)진성이, (송)승기보다는 훨씬 막을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생각했다. 90개 넘었으면 바꿨을텐데 안 넘었다. 90개 넘었어도 무릎을 꿇으려 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톨허스트는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셨을 때 그라운드에서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겠다 했다. 7회말 위기가 왔지만, 좋은 투구로 잘 벗어났다. 감독님과 코치님, 선수단이 ‘너무 자랑스럽다’ 하셨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오늘 전까지는 KBO리그 첫 승리를 거뒀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런데 오늘 이 순간이 넘어선 것 같다. 우승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기쁘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인 톨허스트는 LG 우승의 마지막 퍼즐이었다. 올해 8경기(44이닝)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86을 적어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활약은 계속됐다. 1차전에서 6이닝 7피안타 7탈삼진 2실점을 올렸으며, 이날도 호투했다. 한국시리즈 성적은 2승 평균자책점 2.08(13이닝 3실점)이다.
그는 “한국 진출과 LG 입단은 올해 계획에 없었던 여정이었다. 강팀에 합류해서 좋은 성적을 냈는데 감사하다. 좋은 동료들을 만난 것도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두 눈을 반짝였다.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