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김원형 감독 부임 이후 부쩍 달라진 마무리 캠프 강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두산의 마무리 캠프가 진행중인 미야자키에서 야수진의 오후 스케줄은 타격-주루-수비 훈련의 로테이션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김원형 두산 감독의 의견으로 3일 시작한 두 번째 턴부터는 새로운 루틴이 시작됐다.

바로 매일 내야수 한 명씩 오후 훈련 열외 후 보조구장 3루 베이스 근처에서 펑고만 받는 ‘디펜스 데이’가 진행됐다. 참여하는 내야수들은 야구공 약 300개가 들어가는 노란 박스를 모두 비워야 훈련을 마치는 스케쥴을 소화 중이다.

김원형 감독을 보좌하게 된 홍원기 1군 수석코치와 서예일 퓨처스팀 수비코치가 이를 주도한다. 김 감독도 매일 보조구장에서 독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야수가 선상쪽 깊은 타구를 놓쳤을 때는 “실전이라면 선상 수비를 지시하지 않은 수비코치 미스”라고 격려하면서도 아쉬운 실수에는 “한 발 더 움직여”라고 메시지를 주기도 했다.

홍원기 수석코치는 “힘들다고 비행기 타고 한국 가면 안 된다”며 분위기를 풀어주기도 했다. 선수들은 연이은 강습 타구에 악을 내지르면서도 “이제부터 안 놓칩니다”, “하나도 못 지나갑니다”, “더 세게 주십시오”, “내일도 시켜주십시오”라며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이었다.

디펜스 데이의 첫 시작은 3일 내야수 박지훈을 시작으로 젊은 내야수들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자청한 박계범이 4일 훈련, 5일에는 오명진이 디펜스 데이를 각각 소화했다.

서예일 수비코치는 “매일 한두 박스씩 펑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빠른 템포로 펑고를 받으며 힘이 빠지면, 자연스레 힘을 뺀 채 글러브 핸들링을 하는 게 익숙해진다”면서 “어려운 타구를 보면서 감각 훈련에도 도움이 된다. 또 멘탈적으로 타구 하나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며 ‘지옥의 디펜스 데이’의 의미를 설명했다.

직접 훈련에 참여한 두산의 내야수 박지훈은 “힘들 거라고 예상했지만 첫 타구를 받자마자 ‘뭔가 잘못됐다’ 싶었다. 5분 만에 다리가 안 움직였지만 정신력으로 버텼다”고 회상한 이후 “등부터 허리까지 온몸이 뭉쳤지만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1시간 넘는 펑고에도 지친 기색 없이 독려해주신 서예일 코치님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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