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를 처음 해서 정말 좋았다. 이렇게 재미있는 야구를 매년 하고 싶다 생각했다.”
포스트시즌 경험을 통해 더 단단해진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앞으로도 꾸준히 가을야구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22년 전체 1차 지명으로 한화의 부름을 받은 문동주는 한화는 물론 국가대표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는 우완 선발 자원이다. 데뷔시즌 13경기(28.2이닝)에서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를 써내는 데 그쳤지만, 2023시즌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3경기(118.2이닝)에 출격해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신인왕의 트로피를 안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2024시즌 성장통(7승 7패 평균자책점 5.17)을 앓은 문동주는 올해 큰 존재감을 드러냈다. 다소 부침이 있기도 했지만, 24경기(121이닝)에 나서 11승 5패 평균자책점 4.02를 작성, 선발진을 굳게 지켰다. 이런 문동주를 앞세운 한화는 2위(83승 4무 57패)를 마크하며 지난 2018년 이후 7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만난 플레이오프에서도 활약은 계속됐다. 불펜으로 두 차례 등판해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00(6이닝 무실점)을 찍었다. 시리즈 MVP도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시즌 후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최근 한창 훈련에 매진 중인 문동주는 “올해 가을 야구를 처음 해서 정말 좋았다. 이렇게 재미있는 야구를 매년 하고 싶다 생각했다”며 “집중도 잘 되고, 응원 소리가 워낙 크다. 피치 컴 소리가 평소에는 잘 들리는데, 포스트시즌에는 글러브로 귀를 막아야 들렸다”고 돌아봤다.
다만 LG 트윈스와 격돌한 한국시리즈에서는 다소 아쉬웠다. 1차전(4.1이닝 4피안타 1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 4실점 3자책점)과 5차전(1이닝 2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1실점)에 선발 등판했지만, 모두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5차전에서는 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50km, 평균 146km로 측정돼 많은 우려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시즌을 정상 컨디션으로 치르는 투수는 거의 없다. (어깨 상태가) 심각한 문제는 아니고, 불편한 정도라 큰 문제는 아니”라며 “포스트시즌에는 모든 것을 쏟아내야 한다. 체력적인 부분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내년 3월 펼쳐지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비해 K-베이스볼 시리즈를 치른다. 오는 8일과 9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체코와 격돌한다. 이어 15일~16일 일본과 도쿄돔에서 만나는 일정이다.
문동주는 “모든 야구인의 꿈인 WBC를 준비하기 위해 모인 대표팀인 만큼 정말 준비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전력 분석 회의를 하면서 더 실감이 났다”고 배시시 웃었다.
그러면서 ‘상대해보고 싶은 일본 선수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 일본은 야구하는 것을 보면 정말 다르다는 느낌”이라며 “왜 일본이 강팀이라고 하는지 단번에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라고 경계심을 감추지 않았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