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정을 모두 마친 파벨 하딤 체코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하딤 감독이 이끄는 체코는 9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K-베이스볼 시리즈) 2차전에서 류지현 감독의 대한민국에 1-11로 완패했다. 전날(8일) 1차전에서 0-3으로 무릎을 꿇었던 체코는 이로써 한국 일정을 모두 마치게 됐다.
결과는 대패였지만, 중반까지 한국의 간담을 서늘케 한 체코다. 0-2로 끌려가던 5회말에는 김서현(한화 이글스)을 상대로 득점을 뽑아내며 한 점 차로 맹추격했다. 단 6회초와 9회초 각각 4실점, 5실점 한 부분이 뼈아팠다.
경기 후 하딤 감독은 “오늘 결과만큼 과정이 아주 나쁘지는 않았다 생각한다. 1-2로 꽤 오랜 시간 잘 따라가고 있었다. 신예 투수 3명 등판이 계획돼 있었다. 그 신예 투수들이 등판해 빅이닝을 자초한 부분이 있다. 그래서 점수 차가 벌어졌지만, 그 투수들은 2028년 올림픽까지 보고 육성하는 투수들이다. 그 투수들에게 굉장히 큰 경험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 한국 팀에게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총평했다.
2경기 연속 타선이 빈공에 시달렸지만, 그래도 너무 아쉬워 할 필요는 없다. 당초 이번 시리즈는 내년 3월 펼쳐지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하딤 감독은 “타격 코치와 대화를 좀 더 해봐야 될 것 같다. 11월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9월 유러피언 챔피언십이 끝난 뒤 지금 거의 한 달 넘게 실전을 가지지 못했다. 오프 시즌인데 경기를 하다 보니 빠른 공 대처가 미흡했던 것 같다. WBC 본선에 가게 되면 훨씬 더 잘 대처할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팀적으로 굉장히 우수한 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승리를 위한 팀적인 조직력, 결과를 내기 위한 열정, 목표를 위해 다가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열광적인 팬들, 환경과 팀 전체적인 에너지가 굉장히 좋다. 젊고 좋은 선수들 에너지와 태도도 굉장히 인상 깊었다. 어떤 순간 순간에는 팀을 위해 선수들이 희생하는 모습도 봤다. 팀적으로 단합력, 조직력이 굉장히 좋은 팀”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어 “류지현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굉장히 환대해주셨다. 친절하게 원하는 것들을 챙겨주시고 소통 역시 잘해주셨다.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 사령탑은 체코 야구의 발전을 위해 젊은 선수들의 노력 및 성장을 바랐다. 하딤 감독은 “오늘 등판한 젊은 선수 뿐 아니라 체코에 있는 모든 유소년, 그리고 젊은 선수들에게 ‘노력을 한다면 좋은 기회를 받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오늘 등판한 선수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그 짧은 등판을 준비하는 과정이 굉장히 길고 힘들었을 것이다. 긴장한 것도 많이 보였다. 하지만 잘 이겨내는 경험이 됐을 것 같아 굉장히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그는 “당연히 이렇게 큰 스타디움, 많은 팬들 앞에서 경기할 일이 많지 않았다. 그런 분위기가 굉장히 압박이 심했다. 선수들, 코치들도 압박을 받았지만, 그 자체가 굉장히 좋은 경험이다. WBC에서도 비슷한 환경에서 경기하기 때문에 이번 평가전 통해 좋은 경험했다 생각한다”고 말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고척(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