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시환(한화 이글스)이 류지현호에 소중한 승전보를 안길 수 있을까.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2025 NAVER K-BASEBALL SERIES(K-베이스볼 시리즈) 1차전을 치른다.
이번 시리즈는 내년 3월 펼쳐지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앞서 8~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체코를 3-0, 11-1로 격파했던 한국은 이날 일본과 만난 뒤 16일 다시 한 번 일본과 격돌한다.
평가전이긴 하지만, ‘야구 월드컵’이라 불리는 WBC를 앞두고 최근 약세를 보였던 일본을 상대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국 야구는 10년 전인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 4-3 역전승을 일궈낸 뒤 프로 선수끼리 맞붙은 한·일전에서 9전 전패했다.
대표팀은 이번 경기들을 통해 ‘일본 공포증’을 털어내고자 한다. 한국은 당장 2026 WBC 1라운드에서도 일본과 더불어 대만, 호주, 체코와 함께 C조에 속했다.
특히 노시환이 부활한다면 한국은 더 거세게 일본을 압박할 수 있다. 2019년 2차 1라운드 전체 3번으로 한화의 지명을 받은 노시환은 통산 830경기에서 타율 0.264(2916타수 770안타) 124홈런 49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1을 적어낸 우투우타 내야 자원이다.
무엇보다 2023시즌 활약이 좋았다. 131경기에 나서 타율 0.298(514타수 153안타)과 더불어 31홈런, 101타점을 작성하며 홈런 및 타점왕에 등극했다. 3루수 골든글러브 역시 노시환의 몫이었다.
올해에는 다소 기복이 있었다.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0(539타수 140안타)에 머물렀다. 그래도 32홈런과 함께 101타점 OPS 0.851을 마크하며 한화의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문제는 태극마크를 단 뒤 노시환의 방망이가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다. 체코와의 1차전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어 2차전에서는 5번 지명타자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3타수 무안타 1타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밀어내기 볼넷으로 타점을 수확했지만, 도합 7타수 무안타 1타점으로 웃지 못했다.
사령탑도 쓴웃음을 지었다. 체코와의 2차전이 끝난 뒤 류지현 감독은 “사실 (포스트시즌) 경기 수가 더 많았던 한화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좀 지쳐있는 것 같다. (노시환에게 안타) 치면 아까 10만 원 준다 그랬는데…”라며 “아까 말했듯이 좀 지쳐있는 것 같다. (문)현빈이도 안타를 치긴 했지만, 체력이 떨어져 배트가 잘 안 나오다 보니 몸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것들이 보였다”고 전했다.
다행히 현재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14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공식 훈련 타격 연습에서 연달아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보냈다. 노시환은 “일단 여기(도쿄돔)가 타구가 너무 잘 날아간다. 공을 띄우기만 하면 확실히 잘 날아가기 때문에 충분히 장타나 이런 것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힘이 들어가는 것보다 좀 가볍게 힘 빼고 중심에 맞힌다는 생각으로 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컨디션 자체는 나쁘지 않다”며 “아무래도 일본전에서 치려고 (안타를) 아껴뒀던 것 같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워낙 화끈한 장타력을 지녔기에 일본도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바타 히로카즈 일본 감독은 “지난해 (한국) 대표팀에 없었던 노시환이 올해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복귀했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노시환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때 적시타를 쳐 일본 감독님께 강한 인상으로 남았던 것 같다”며 “저를 경계 대상으로 뽑아주셔서 감사드린다. 한국에는 저 말고도 좋은 타자가 많다 얘기해 주고 싶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끝으로 그는 “(한·일전 9연패를) 아무래도 빨리 끊어야 한다. 일본이랑 가위바위보도 지면 안 된다는 말도 있다”며 “일본이 워낙 야구 강국이지만, 우리도 실력으로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두 경기 꼭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과연 노시환은 반등에 성공하며 길고 길었던 한·일전 9연패 사슬을 끊어낼 수 있을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