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이번 자유계약(FA) 시장 태풍의 눈이 되는 모양새다. 박찬호가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를 떠나 두산 유니폼을 입을 전망이다.
14일 야구계에 따르면 두산과 박찬호 측은 ‘연평균 20억 원 수준’이라는 큰 틀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옵션과 계약 기간 등 세부 조율에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우투우타 유격수 자원인 박찬호는 올해 FA 시장 최대어로 꼽힌다. 2014년 2차 5라운드 전체 50번으로 KIA의 부름을 받은 뒤 통산 1088경기에서 타율 0.266(3579타수 951안타) 23홈런 353타점 18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660을 적어냈다.
특히 지난해 활약이 좋았다. 134경기에 나서 타율 0.307(515타수 158안타) 5홈런 61타점 20도루 OPS 0.749를 기록, KIA의 V12에 앞장섰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개인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올해에도 존재감은 컸다.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516타수 148안타) 5홈런 42타점 27도루 OPS 0.722를 올렸다.
두산은 그동안 외부 FA 영입에 소극적인 팀이었다. 마지막으로 영입한 순수 외부 FA는 2014시즌이 끝난 뒤 장원준(4년 총액 84억 원)이었다. 2023시즌을 앞두고는 포수 양의지와 4+2년 최대 152억 원에 사인했지만, 양의지는 2018시즌이 끝난 뒤 NC 다이노스로 떠나기 전까지 원래 두산 선수였다.
올해 본격적으로 세대교체 작업에 나섰지만, 아직 주전 유격수를 찾지 못한 두산은 내야 중심을 지휘할 유격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박찬호 영입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25년 정규시즌 두산에서 유격수 포지션을 가장 오래 책임진 선수는 이유찬(541이닝)이었으며, 287이닝을 소화한 박준영은 최근 은퇴를 결심했다. 이 밖에 안재석, 박준순, 오명진 등 젊은 내야 자원들이 성장하고 있지만,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결국 두산은 박찬호를 품기 직전까지 왔다.
더불어 두산은 박찬호를 영입한 뒤에도 FA 시장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산 2221경기에서 타율 0.312(8110타수 2532안타) 261홈런 1522타점 OPS 0.867을 마크한 베테랑 외야수 김현수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인연 또한 깊다. 김현수는 2006년 신고 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뒤 2015시즌까지 활약했다. 이후 2017년 말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뒤에는 LG 트윈스와 손을 잡았고, 올해까지 활동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