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길었던 한일전 연패가 10으로 늘어났다. 류지현호가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K-베이스볼 시리즈) 1차전에서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의 일본에 4-11 대패를 당했다.

이로써 한국 야구는 한일전 10연패 수렁에 빠졌다. 한국은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 4-3 역전승을 일궈낸 뒤 프로 선수끼리 맞붙은 한일전에서 9전 전패했다. 이후 이날도 패하며 연패 탈출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그렇다고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 이번 시리즈는 내년 3월 펼쳐지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앞서 8~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체코를 3-0, 11-1로 격파한 뒤 이날 일본에 패한 한국은 16일 다시 한 번 일본과 격돌한다. 한국은 2026 WBC 1라운드에서 일본, 체코와 더불어 대만, 호주와 함께 C조에 속했다.

한국은 투수 곽빈(두산 베어스)과 더불어 신민재(LG 트윈스·2루수)-안현민(KT위즈·우익수)-송성문(키움 히어로즈·지명타자)-노시환(한화 이글스·3루수)-문보경(LG·1루수)-박동원(LG·포수)-문현빈(한화·좌익수)-김주원(NC 다이노스·유격수)-박해민(LG·중견수)으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이에 맞서 일본은 오카바야시 유키(중견수)-노무라 이사미(3루수)-모리시타 쇼타(우익수)-오카모토 가즈마(지명타자)-마키 슈고(2루수)-고조노 가이토(유격수)-니시카와 미쇼(좌익수)-사카모토 세이시로(포수)-사사키 다이(1루수)로 타선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는 소타니 류헤이.

기회는 일본에게 먼저 다가왔다. 3회말 니시카와의 우전 안타와 사카모토의 진루타로 1사 2루가 연결된 것. 다행히 곽빈이 사사키, 오카바야시를 1루수 파울 플라이, 좌익수 플라이로 요리하며 실점은 막았다.

위기를 넘긴 한국은 4회초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선두타자 신민재가 중전 안타로 포문을 열자 안현민이 비거리 120m의 좌중월 2점 아치를 그렸다. 이어 송성문도 비거리 120m 우월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연속 타자 홈런을 합작했다.

하지만 일본은 만만치 않았다. 4회말 노무라의 볼넷과 나카무라 유헤이의 좌전 2루타로 완성된 1사 2, 3루에서 마키가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고조노의 삼진과 마키의 대주자 이시가미 다이키의 2루 도루로 이어진 2사 2, 3루에서는 니시카와가 2타점 우전 적시 2루타를 때렸다.

한국이 공격권을 쥐고 있던 5회초에는 오심도 발생했다. 선두타자 문현빈이 마운드를 강타한 뒤 1루 쪽으로 뜬 타구를 쳤다. 당연히 투수 강습 안타로 보이는 상황. 단 이날 경기를 관장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최초 여성 심판인 젠 파월은 아웃을 선언했다. 타구가 일본 투수를 때린 뒤 그 공을 1루수가 한 번에 잡았다고 판단한 것.

느린 화면을 본 결과 공은 투수 맞기 전 앞쪽 흙을 때린 뒤 굴절됐다. 류지현 감독은 즉각 나와 항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맥이 빠진 한국은 이후 김주원, 박해민이 나란히 1루수 땅볼로 돌아서며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기세가 오른 일본은 5회말을 빅이닝으로 장식하며 단숨에 역전했다. 노무라의 볼넷과 모리시타의 중전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 2루에서 대타 기시다 유키노리가 비거리 115m의 좌중월 3점포를 날렸다. 이시가미의 볼넷과 고조노의 좌전 안타, 니시카와의 사구로 연결된 무사 만루에서는 사카모토가 투수 방면으로 향하는 1타점 적시 내야 안타를 쳐냈으며, 사사키는 2타점 좌전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갈 길이 바빠진 한국이었지만, 7회초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문현빈의 볼넷과 2루 도루, 김주원의 볼넷으로 2사 1, 2루가 완성됐으나, 박해민이 투수 땅볼로 돌아섰다.

이후 한국은 8회초 신민재의 우중월 2루타와 대타 한동희(상무)의 강한 땅볼 타구에 나온 상대 1루수의 실책으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오히려 8회말에는 이민석(롯데 자이언츠)이 흔들리며 2점을 더 내줬다. 그렇게 한국은 또 한 번 한일전에서 분루를 삼키게 됐다.

투수진의 부진이 이날 한국의 주된 패인이었다. 먼저 선발투수 곽빈은 59개의 공을 뿌리며 3.1이닝 3피안타 1사사구 3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이로운(SSG랜더스·0.1이닝 무실점)-김택연(두산·0.1이닝 2실점)-이호성(삼성 라이온즈·0이닝 4실점)-성영탁(KIA 타이거즈·1이닝 무실점)-김건우(SSG·2이닝 무실점)-이민석(1이닝 2실점)이 마운드를 지켰지만, 일본 타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안현민(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송성문(4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신민재(5타수 3안타)는 맹타를 휘둘렀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편 한국은 16일 2차전 선발투수로 정우주(한화)를 예고했다. 2025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한화에 지명된 정우주는 올해 51경기(53.2이닝)에서 3승 3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적어낸 우완투수다.

이에 맞서 일본은 좌완 가네마루 유메토(주니치 드래곤스)를 출격시킨다. 2025 일본프로야구(NPB)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주니치의 지명된 그는 올해 15경기(96.2이닝)에 나서 2승 6패 평균자책점 2.61을 마크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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