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FA 1-2호가 전부 두산 베어스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을 조짐이다.

두산이 내년 시즌 태풍의 눈이 될까. 두산은 18일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이적 시장이 열린 이후 2건의 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바로 내야수 박찬호와 외야수 조수행의 계약이었다. 이미 이적설이 크게 돌았던 계약도 있지만 연달아 발표되는 두산의 계약 소식에 야구계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먼저 박찬호(30)와 4년 최대 80억 원(계약금 50억·연봉 총 28억·인센티브 2억)에 계약하며 FA 최대어 2명 가운데 1명을 붙잡았다.

박찬호는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KIA 타이거즈의 2차 5라운드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25시즌까지 통산 1088경기에서 타율 0.266, 23홈런, 353타점, 514득점, 187도루로 활약했다. 통산 1088경기 중 994경기(91.4%)에 유격수로 출장한 ‘전문 유격수’다.

최근 5시즌간 유격수 소화이닝 1위(5481이닝)로 기량과 내구성 모두 검증됐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범위를 자랑하며 내야의 중심을 잡았고, KBO리그 도루왕 2차례(2019·2022년), 수비상 유격수 부문 2차례(2023~2024년),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 1차례(2024년) 수상한 바 있다.

이처럼 현역 최고의 수비형 유격수이자 기동력도 갖춘 박찬호를 붙잡으면서 그를 중심으로 내야를 재편하겠단 의지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박찬호는 두산 외에도 원소속팀 KIA는 물론 KT 위즈까지 복수의 팀이 영입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두산은 FA 시장이 열리는 동시에 자정부터 움직여 박찬호 측에 접촉했고 상당한 조건과 정성을 보이며 공을 쏟아 마음을 움직였다.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박찬호는 리그 최고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로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 내야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자원이다. 리드오프로서 역할은 물론 공격적인 주루 능력까지 갖춰 팀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박찬호의 영입으로 두산은 수년간 고민이 많았던 주전 유격수를 찾은 것은 물론 전체적인 내야 포지션 안정도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제 포지션을 찾지 못했던 선수들이 자리를 잡는다면 팀수비력의 향상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두산은 ‘집토끼’ 잡기에도 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박찬호의 계약 이후 불과 몇 시간만에 외야수 조수행을 4년 최대 16억 원(계약금 6억·연봉 총 8억·인센티브 2억)에 계약하며 잔류시켰다.

조수행은 두산의 프랜차이즈 선수다.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베어스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아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25시즌까지 통산 905경기에서 타율 0.256, 180도루를 기록했다. 1군 선수로 발돋움한 2021년부터 올해까지 5시즌 연속 20도루(역대 15번째)를 기록했으며, 2024시즌에는 64도루로 이 부문 타이틀을 석권한 바 있다. 통산 도루 성공률은 82.2%로 역대 KBO리그 160도루 이상 기록한 선수 가운데 2위(1위 김혜성·85.1%)다.

기동력과 수비력에선 확실하게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자원을 과감하게 FA로 붙잡으면서 과거 두산의 또 하나의 팀컬러였던 ‘육상부’의 선택지도 만들어뒀다.

두산베어스 관계자 역시 “조수행은 KBO리그 최고의 주력을 갖춘 선수로 다양한 면에서 쓰임새가 크다. 특히 높은 도루 성공률을 바탕으로 팀 공격의 선택지를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자원”이라며 FA 계약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미 FA 1-2호 계약으로 올해 이적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두산이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두산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지금 두산이 김현수 재영입에도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실제 두산은 과거 구단을 상징하는 선수였던 베테랑 김현수를 다시 데려오는 것에 상당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FA를 통해서도 과감하게 전력을 보강하겠단 목표를 감추지 않고 있는 상황. 두산이 스토브리그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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