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FA 최대어 강백호(26)를 품으며 또 한 번 이적 시장의 큰 손으로 등극했다.
한화 관계자는 20일 “구단이 강백호와 FA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라며 “최종 계약까지는 세부 조율이 남아 있는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미국행 가능성도 점쳐졌던 스토브리그 FA 최대어 강백호는 한화행이 거의 확정적인 단계로 접어든 모양새다.
스위치히터의 멀티 플레이어인 강백호는 타율 0.303/136홈런/565타점/출루율 0.385/장타율 0.491/OPS 0.876이란 뛰어난 커리어를 갖고 있는 FA 매물이다.
무엇보다 최근 FA 시장에서 씨가 마른 거포형 타자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았다. 특히 올해로 만 26세의 젊은 선수라는 점에서도 가치가 컸다.
하지만 리스크는 있다. 천재성을 드러내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2018년 데뷔 이후 4시즌과 다르게 2022년부터 올해까지 이후 4시즌은 평균 100경기에도 못미치는 93경기 출장에 그쳤다.
지난해 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9/26홈런/96타점/OPS 0.840을 기록하며 ‘건강한 강백호’는 여전히 리그 최고의 타자 가운데 한명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러나 풀타임 커리어 이력만큼이나 최근 활약이 영입에 주요 근거가 되는 FA 시장에서 올해 95경기서 18홈런 61타점에 그친 선수에게 선뜻 거액을 제시하는 팀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강백호는 20일 미국으로 출국해 우선 목표였던 메이저리그 진출을 우선 타진하려고 했다. 현지 스카우트를 대상으로 쇼케이스까지 펼칠 계획이었지만 한화가 19일 밤 강백호 측에 상당한 수준의 조건을 제안해 계약이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사실 올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한화는 특별한 움직임이 없을 것으로 보였다. 2023시즌 채은성, 2024시즌 안치홍, 2025시즌 심우준과 엄상백 등 최근 3시즌 연속으로 스토브리그에서 대형 FA 선수들을 영입해 왔기 때문. 그만큼 많은 선수들을 영입해왔던 만큼 올해는 외부 영입 대신 내부 FA 선수들을 잔류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한화는 FA 최대어가 시장에 나온 것을 놓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는 강백호에게 의외로 많은 구단들이 적극적인 조건을 제시하지 않은 사이, 전격적으로 움직여 화끈한 보강을 앞둔 모습이다.
특히 19일 2차 드래프트도 큰 변수가 됐다. 한화는 2024시즌 4+2년 총액 72억원의 조건으로 FA 영입 했던 안치홍을 포함해 팀 최대 한도인 4명이 타 구단으로 부터 지명을 받았다. 이를 통해 양도금 명목으로 11억원의 즉각적인 수익이 발생했다.
안치홍에 더해 또 다른 고액 연봉자였던 이태양도 팀을 떠나면서 샐러리캡에도 여유가 생겼다.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유망주들을 위주로 지키는 전략을 택했고, 타 팀의 즉시전력 선수 영입이 이뤄진 것이 맞물려 강백호를 영입할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된 셈이다.
2025시즌 정규시즌 2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둔 한화는 돌풍을 일으키며 ‘이글스의 비상’을 알렸다. 비록 LG 트윈스에 막혀 우승의 비원은 이루지 못했지만, 강백호의 영입을 통해 ‘윈나우’의 기조를 잇는 동시에 팀 공격력도 확실한 보강을 했다.
한화가 스토브리그에서 추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도 이제 더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됐다. 한화 내부 FA로는 김범수와 손아섭이 있는 상황. 그 외에 FA 시장에 나온 매물들의 영입도 한화의 움직임에 따라 큰 영향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